"'미션 임파서블' 완수했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청룡의 밤이었다.
무리하게 스케줄을 조정해가면서 20일 제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빛낸 톱스타들로 행사장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렇게 많은 톱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역시 청룡의 파워가 대단하다"며 연예 관계자들조차 감탄했고, 이병헌 소지섭 등 한류스타들을 보기 위해 서울 여의도 KBS홀을 찾은 일본팬들까지 더해지면서 시상식장 안팎의 열기는 더욱 고조됐다.
어렵게 행사장을 찾은 배우들은 시상식 직후 서둘러 촬영장으로 달려가는 모습. 특히 '추격자'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김윤석은 트로피를 들고도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북 문경에서 그를 기다리는 영화 '전우치'의 현장 상황이 걱정돼서다. 사실 시상식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스태프들에게 미안해 시상식에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해 주최측의 애를 태웠던 김윤석은 이날 '전우치' 최동훈 감독의 격려 속에서 촬영을 잠시 중단, 급상경했다. 수상의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한 채 간신히 기념 촬영만 한 뒤 바로 문경으로 달려가 밤샘 촬영을 했다.
인기스타상 수상자인 김하늘은 21일 오전 4시 CF 촬영장으로 향했고, 신인여우상 수상자인 한예슬도 인생 최고의 밤을 집에서 보내야했다. 바로 21일 오전 9시부터 드라마 '타짜'(SBS)의 촬영을 시작해야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정준호 소지섭 신현준은 바로 다음날 21일 드라마 로케이션 등을 위해 중국행 비행기를 탔고, 드라마 대본까지 수정해가면서 급거 귀국한 김윤진은 21일 역시 다시 하와이행 비행기를 탔다.
한편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제작자인 MK픽쳐스의 심재명 대표, 신인감독상 수상자인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이 자리엔 역시 '미쓰 홍당무'로 각본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함께 했으며,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 박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비까지 가세했다.
시상식 직후 "기대도 못했고 전혀 예상도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힌 심재명 대표는 "더 좋은 영화를 만들라는 격려 아니겠냐. 어려운 제작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김정은 문소리 등 배우들에게 감사한다"며 술잔을 높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