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2% 부족형(型)

〈제11보〉(128~142)=고노린에 대한 한국기사들의 평가는 꽤 높다. 두터운 수비형으로 전체균형이 잘 잡혔다는 것. 천하의 이세돌과도 이 바둑 전까지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그는 작년 LG배 8강전서 온소진에게 좋은 바둑을 역전패하더니, 오늘도 공들여 쌓은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뛰어난 재능을 갖고도 근성이 약간 모자라 '2% 부족'이란 소리를 들어온 조한승의 '일본판'쯤 될까.

흑?를 외면하고 128로 먼저 응수를 물은 수가 멋지다. 흑이 참고1도 A에 두는 것은 한 집 손해라고 1로 버텼다간 3이 불가피, 백이 선수로 철통 같은 외곽 포위망을 갖춘다. 실전에선 129로 받아 뒤에 140까지 선수 외곽봉쇄 수단을 남겼다. 그러자 흑도 뒤질세라 131과 133의 멋진 컴비블로를 터뜨린다.

참고2도를 보자. 백 1, 3의 차단은 2가 맥점으로 B와 C가 맞보기. 결국 134와 135의 교환으로 타협이 이뤄졌다. 137까지 얼추 탈출한 모습이지만 백은 다시 142로 위협사격을 가하고 나섰다. 집 없이 쫓기는 것이 서러운 것은 바둑판 위가 더한 법. 131부터 시간이 소진된 고노린의 한숨이 한층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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