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Camping] 춘천 중도야영장 콜맨캠핑대회

길고 무더웠던 여름의 기억을 멀리 날려 보내고 시원한 날씨를 즐길 때다. 결실의 계절이기도 한 가을은 축제가 많다. 이 즈음이면 전국의 지자체는 지역별 특색을 내세운 다양한 축제를 연다. 사과, 대추, 전어, 새우젓 등 수확되는 농수산물을 테마로 하는가 하면, 포구나 선사시대와 같은 유무형의 문화를 다루는 곳도 있다. 오토캠핑의 세계에도 가을은 특별한 시기다. 여러 업체와 동호회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캠핑대회가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캠핑장비업체 콜맨코리아도 큰 규모의 캠핑대회를 열었다. 사실 콜맨이 주최하는 캠핑대회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지난해 대회는 장비 전시회를 겸해 적은 수의 캠퍼들만 초청한 조촐한 규모였다. 진정 캠핑대회 다운 규모와 시스템을 갖춘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 할 수 있다.

10월3일부터 5일까지 춘천 중도야영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63개팀이 참가해 성황리에 개최됐다. 중도는 오토캠퍼들에게는 꿈같은 장소다. 광활한 잔디밭 어디서나 차를 세우고 오토캠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곳곳에 설치된 편의시설이 좀 낡은 편이긴 하지만, 야영생활의 불편이 없도록 기본적인 기능은 충실히 발휘하고 있는 편이다. 커다란 나무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아이들과 뛰어놀기 좋은 인프라 또한 장점이다.

카약과 낚시 등 체험행사 인기 끌어

캠핑대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중도는 개천절과 이어지는 3일 동안의 연휴를 즐기려는 캠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회에 참가하려는 이들 외에도 중도에서 캠핑하려는 이들이 몰려든 것이다. 근화동 주민선착장에 긴 차량행렬이 형성되며 배를 타기 위해 3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이곳에서 운행하고 있는 배는 승용차 8대가 수용 한계라 정체가 심할 수밖에 없다.

섬으로 드는 교통편이 불편해 캠핑대회 참가자들이 제 시간에 행사장에 도착할 수 없어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이 날 열릴 예정이던 낚시 체험도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차가 밀려 낚시 체험을 진행할 퓨어피싱코리아팀이 중도로 들어오지 못한 것이다. 아주 좋은 장소이긴 하지만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많다.

카약 체험행사는 근화동 선착장 부근에서 열렸다. 공기를 불어 넣어 만든 합성고무 재질의 카약을 체험하는 이 행사는 여러 캠퍼들이 참가해 무난하게 진행됐다. 중도와 선착장을 배를 타고 드나들어야 하는 것이 번거롭긴 했지만, 물에서 보낸 시간은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 중도가 의암호 속의 섬이다 보니 카약과 낚시 등 물에서 즐기는 레포츠를 접목한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카약체험 행사가 있었던 첫날은 대부분의 캠퍼들이 이동과 사이트 구축에 시간을 할애했다. 본격적인 행사는 다음날인 토요일에 몰려 있었다. 안개가 짙게 낀 이른 새벽 낚시체험 행사로 하루가 시작됐다. 캠퍼들은 전날 저녁 중도에 도착한 퓨어피싱코리아의 프로들과 함께 강변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배스를 잡기 위해 루어를 캐스팅하는 캠퍼들의 얼굴에는 ‘설마 내가 잡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고기를 낚아 올린 사람들의 탄성이 들렸다. 여성 캠퍼들도 배스의 힘찬 바늘털이를 경험하며 환호성을 올렸다.

체험 낚시가 끝난 오전 10시에 개막식이 열렸다. 캠핑대회의 시작을 알리며 참가자들에게 작은 기념품을 전달했다. 이어 10시 반부터 조를 나눠 수성페인트로 캔버스천을 꾸미는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가 열렸다.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의 열기는 뜨거울 정도였다. 완성된 캔버스는 행사장 입구에 걸어 심사한 뒤, 가장 많은 스티커를 받은 팀의 아이들에게 주최측에서 과자 한 봉씩을 선물했다.

“푸짐한 선물 받는 재미가 쏠쏠해요”

점심 무렵에는 ‘같은 재료! 다른 요리!’라는 엄마 캠퍼들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주최측에서 준비한 동일한 재료를 이용해 가장 맛있고 멋진 요리를 만들어 내는 팀을 뽑는 일종의 요리경연대회다. 돼지고기라는 단순한 재료지만 결과물은 많이 달랐다. 1시간의 제한시간 내에 만들어낸 요리의 수준은 호텔 주방장의 솜씨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이번 경연대회에서는 화려한 장식과 절묘한 맛의 소스를 선보인 김유미씨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오후 3시부터는 대회에 참가한 캠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작은 운동회를 열었다. 전문 사회의 진행 속에 열린 이 행사는 아이, 엄마, 아빠 할 것 없이 전원이 뛰고 달리며 가을을 즐기는 자리였다. 높은 가을 아래 뛰노는 캠퍼들의 모습은 천진난만하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게임마다 근사한 선물이 걸려 있으니 더욱 열심일 수밖에.

운동회에 이어 퀴즈풀이를 하는 ‘도전 콜맨 벨’ 행사가 열렸다. 가족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사는 매 문제마다 희비가 엇갈리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응원을 하는 가족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저녁 6시부터는 아빠들이 저녁 밥상을 책임지며 엄마들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을 가졌다. 일몰 후에는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가족끼리 즐기도록 했다.

행사 마지막 날인 일요일 오전 9시부터 참가자들이 ‘최고의 콜맨 캠핑사진’을 선정하는 자리가 열렸다. 3일 동안 중도에 머물며 촬영한 사진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선물을 주기 위해서다. 경품 추첨을 겸한 폐회식은 오전 10시에 열렸다.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귀가 시간에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일찌감치 행사를 마친 것이다. 콜맨캠핑대회는 많은 캠퍼들에게 ‘모임의 재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인터뷰
“소비자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행사 개최”

콜맨코리아 임영란 부사장

브랜드 파워만 놓고 볼 때 콜맨은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아웃도어 시장의 강자였다. 하지만 스토브, 랜턴, 쿨러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그동안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국내에 오토캠핑 붐이 일기 시작하며 콜맨은 가장 주목할 만한 약진을 거둔 업체로 평가된다.

한국 내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임영란 부사장은 2006년 본격적인 전개를 시작해 두 해 사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고 자평했다. 이는 시장 확대에 힘입은 것도 사실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에 걸맞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내부적 노력도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콜맨코리아의 성장은 모두 소비자들 덕분입니다. 콜맨캠핑대회는 고마운 소비자분들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입니다. 적은 직원들로 큰 대회를 운영한다는 것이 무리인 줄은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미숙한 점도 많지만 앞으로는 좀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또한 임 부사장은 캠핑대회와 함께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하는 ‘콜맨캠핑스쿨’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매달 셋째 주 주말을 이용해 경기도 고양시의 서삼릉 청소년야영장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가족 모두가 오토캠핑을 배우는 콘셉트로 운영된다.

“매회 10가족이 참가해 텐트치기부터 사이트구축과 정리까지 오토캠핑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는 자리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가족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콜맨캠핑스쿨은 장비 일체를 콜맨코리아에서 준비하기 때문에 참가자는 침구류, 식자재, 개인물품만 챙기면 된다. 장비 사용법은 물론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 등도 함께 배울 수 있는 자리다. 임 부사장은 콜맨 캠핑스쿨을 경험한 가족들이 우리나라 오토캠핑 문화를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도야영장 이용요령

춘천에서 배를 타고 중도관광지로 들어간다. 삼천동 매표소에서 출발하면 5분이면 중도에 도착한다. 배삯을 포함한 입장료는 어른 5,300원, 청소년 4,300원, 어린이 3,400원. 강원도민은 입장료를 할인해 준다. 09:00~17:30 매 30분마다 운항(성수기시 연장 운항).

근화동 주민 착장에서는 자그만 동력선에 바지선을 묶어 운항한다. 승용차 기준 최대 8대까지 실을 수 있고, 건너편 중도선착장까지 10분도 안 걸린다. 차량을 싣고 강을 건널 때는 운전자 1명을 포함해 20,000원을 받는다. 승객은 어른 기준 3,000원(입장료 포함). 입장료 1,300원(성인)과 주차비 2,000원은 유원지 입구에서 따로 받는다.
07:20~21:00 40분 간격 운항.

텐트 한 동당 1,500원(일반형)~3,000원(대형)의 야영비를 받으며, 마지막 배가 들어온 뒤 징수한다. 중도펜션 통나무집은 20㎡형이 44,000~55,000원(주말 성수기), 30㎡형은 55,000~66,000원(주말 성수기)을 받는다. 중도관광지는 강원도개발공사가 운영하고 있으며, 펜션과 민박은 홈페이지(www.gangwondotour.com)에서 예약을 받는다. 관리사무소 033-242-4881.


/ 글 김기환 기자
  사진 조영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