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살아는 갔지만

〈제12보〉(143~169)=이세돌의 올해 전적은 25일 현재 66승 22패. 최다대국과 최다승 1위, 승률 3위로 '3관왕' 도전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해 104국, 2006년 106국에 이어 3년 연속 100국 돌파기록을 세울지도 관심사. 대국 수도 엄청나지만 그 대부분이 도전기나 국제전 등 'A매치'란 사실이 더욱 놀랍다. 올가을에 접어들면서 이세돌은 국수전 천원전 명인전 등의 결승을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다.

145로 146에 차단하고 싶은데 안 된다. 참고도 흑3의 보강이 불가피, 백4로 기어나올 때 응수가 없다. 147까지 대마가 생환했다. 한 집도 없이 유랑하던 때를 떠올리면 대단한 타개능력. 흑이 살아가는 동안 백은 고작(?) 중앙이 다소 토실해진 소득에 그쳤다. 하지만 그것은 이세돌의 '승리 닦기' 기술과도 연관이 있다. 판이 좁혀지면서 흑의 패배가 더 확실해진 것.

대망의 148이 놓여선 반면(盤面)으로도 백이 좋다. 150 때 151 보강을 생략하면 백 '가'의 붙임이 매섭다. 152는 이른바 '부자 몸조심'. 164 때 흑이 166으로 나가는 것은 백도 2선에서 죽 밀어붙인다. 그 결과 흑은 후수에다 득도 없다. 167까지가 현명한 처리. 169는 필사적인 안간힘인데, 백이 이를 응징할 수단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