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관객 돌파 '앤티크' 주지훈 "동성애자? 낮설지가 않아.."

"동성애자요, 전혀 거부감 없어요."

최근 1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바람을 타고 있는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감독 민규동ㆍ이하 앤티크)에서 '마성의 게이' 마저 넘어가는 꽃미남 사장 역을 연기한 주지훈. 그는 사회에서 금기시하는 동성애를 전면에 내세운 '앤티크'의 출연 결정을 의외로 쉽게 했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 같은 건 없었어요. 예전에 패션모델을 하면서 주위에서 동성애자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낯설지 않았거든요."

그래서일까 '앤티크'에서 주지훈은 동성애를 특별한 게 아닌 생활의 일부분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동성애자이자 천재 파티시에 역의 김재욱과 벌이는 앙상블에선 우정과 애정이 오묘하게 섞인 감정 상태가 만들어진다. 누가 누굴 지키는지 알 수 없는 보디가드 역의 최지호와는 엉뚱하지만 애틋한 가족애가, 파티시에 견습생 역의 유아인과는 막내 동생을 바라보는 듯한 큰 형의 마음이 얽혀있다. 주지훈을 중심으로 모인 예쁜 네 남자들이 펼치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와 사건들은 마치 그림처럼 아름답기까지 하다.

"제가 제일 큰 형이었는데, 서로 오픈 마인드가 되기 위해 모여서 얘기를 많이 했어요. 술도 마시면서 서로 미리미리 얘기해서 틀어지지는 말자고 다짐했죠."

그의 이런 노력 덕분에 영화는 배우들의 척척 들어맞는 호흡으로 가득하다. 특히 케이크 가게에서 4명이 벌이는 관계와 상황들이 잘 표현됐다. 인물과 인물 사이에 흐르는 공기가 단절되지 않고 유기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친한 친구들 만나서 노는 것처럼 연기했어요. 편안한 느낌이랄까, 연기할 때도 그렇고 나중에 영화를 직접 볼 때도 그런 게 눈으로 보이는 듯했어요." 실제로 73회차의 오랜 촬영 기간과 한정된 공간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출연하는 연극적인 연기 상황의 연속이었음에도 NG는 별로 없었다. 개성 넘치는 네 배우지만 하나라는 생각이 그들을 묶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겼어요. 스스로 릴렉스해졌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드라마 '궁' '마왕' 등에서 딱딱하고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보여온 주지훈이 영화 '앤티크'에선 조금은 살갑고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앤티크'에 이어 영화 '키친'에도 출연한 그는 잘빠진 꽃미남 패션모델에서 점차 연기자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 박종권 기자 scblog.chosun.com/tony5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