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은 영남일보… '용병술'은 신성건설

최후의 결전만 남았다. 정규리그 1위 팀 신성건설과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영남일보 간의 KB국민은행 2008 한국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이다. 1차전(3~4일), 2차전(6~7일)으로 판가름 나지 않을 경우 13일 하루에 최종 3차전이 펼쳐진다. 우승(2억7000만원)과 준우승(1억6000만원)의 갈림길에 선 양 팀의 전력을 해부해 본다.

■ 랭킹 등 각종 지표는 영남일보 우세

1일 발표된 12월 새 랭킹을 기준으로 양팀 주전 5명의 순위를 합산한 결과 영남일보가 79위, 신성건설이 112위로 나타났다. 랭킹이 실력의 절대적 지표는 아니겠지만, 전체 전력의 총화에서 영남일보 쪽이 약간 앞서 있음을 말해주는 힌트 정도는 돼 보인다.

정규리그에서 14경기 70판씩을 소화한 결과 팀 승수에선 신성건설(10승4패)이 영남일보(9승5패)를 앞섰지만, 개인 승수를 모두 합하면 영남일보가 43승으로 신성건설(38승)을 압도한다. 전체 승률 역시 신성건설(54.3%)이 영남일보(61.4%)를 밑돌았다.

■ 신성건설, 신기의 용병술

정규리그서 두 차례나 영남일보에 1대4로 완패했던 신성건설의 결승직행 비결은 절묘한 오더(경기 순번)였다. 총 10승 중 7승을 3대2로 따냈다. 박영훈(10승) 목진석(9승) 고근태(8승) 셋이서 전체 38승의 7할이 넘는 27승을 떠맡았다. 반면 영남일보는 윤준상(10승) 강유택 허영호(이상 9승) 김지석(8승) 김형우(6승) 등 '상·하위 타선'이 따로 없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 승부에 영향 미칠 반외 변수들

2005년 제3회 대회 이후 3년 만의 패권탈환을 노리는 신성건설은 모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 회사도, 팀 관계자들도 모두 비장하다. 바둑리그 사상 첫 2연패(連覇)까지 단 한 고비만 남긴 영남일보는 8개 팀 중 최연소 멤버로 구성됐다. 이런 반외(盤外) 배경들이 양 팀 선수들의 심리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영남일보 최규병, 신성건설 양재호 등 양 팀 감독은 45세 동갑내기. 어릴 때부터 절친하면서도 끈끈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왔다. 둘은 작년에도 결승서 격돌, 최규병의 영남일보가 우승했었다. 명장으로 우뚝 선 둘의 지모 대결이 이번엔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