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배우' 2명 릴레이 인터뷰 '건달 김석훈' 웃긴다구요?

한 여자를 두고 각각 경쟁하는 두 훈남 배우가 있다.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의 김석훈과 '달콤한 거짓말'의 이기우. 큰 키에 잘생긴 얼굴, 자연스럽게 풍기는 귀티에 깔끔한 매너. 공통점이 많은 멋진 두 남자 김석훈과 이기우는 각각 영화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다른 남자와 대결을 펼친다. 그러나 영화에서 그려지는 방법은 180도 반대. 각각 다른 그림으로 그려지는 두 훈남 배우의 변신과 그 속내를 들어봤다.

"요즘엔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에 끌려요. 비중이요? 크게 신경 안써요."

지난 4일 개봉된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에서 김석훈은 조선 뒷골목 최고의 조직 야봉파의 두목이자 최고의 기방 명월향의 사장 만득 역을 맡았다. 그는 명월향 최고 기생 설지(김옥빈)를 놓고 마포 저잣거리 건달 천둥(이정재)과 기싸움을 펼친다.

김석훈의 거친 말투와 행동은 긴 머리와 여성스러운 목소리, 화려한 장신구, 의상 등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코믹하지만 카리스마 있는 악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동안 곧고 선한 이미지로 남아있던 그가 파격 변신을 한 셈이다.

"시사회 직후 격려를 많이 받았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주인공은 아니지만 악역 캐릭터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어요. 촬영은 정말 즐겁게 끝냈는데 관객분들의 반응이 어떨지 걱정이에요."

바른 청년 이미지가 강한 김석훈에게 악역은 큰 모험이자 도전. 연출자인 여균동 감독에게도 고민이 됐던 대목이다.

김석훈은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독의 주문이 뒤섞이면서 상당히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놓는다.

그 과정에서 '돈과 힘, 여자를 모두 가진 남자가 더이상 무엇에 감흥을 느낄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다 문득 '변태' 성향의 캐릭터가 떠올랐다.

이처럼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데뷔 10년차로서 앞으로 걸어가야할 길에 대한 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대중 예술인이기 때문에 순수 예술가들처럼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는 없어요. 코미디 영화인만큼 주어진 캐릭터에 맞춰야지요. 그것을 바로 '1724 기방난동사건'에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초 방송 예정인 드라마 '천추태후'에서는 다시 모범 청년 이미지로 돌아간다.

"가수들의 한 앨범 안에 대중을 겨냥한 곡과 음악성을 나타내기 위한 곡을 담는 것처럼 저도 김석훈이라는 앨범 안에 대중과 제가 만족할만한 작품들을 고루고루 넣을 생각입니다."

스포츠조선 영화팀 평정 연말 크게 웃고 싶은 관객에게 강추할 만하다 ★★★★ 전상희 기자 마음을 열고 즐길 수 있는 한바탕 코미디 ★★★　 박종권 기자 큰 웃음을 주는 여균동 감독을 비롯한  탄탄한 조연들이 매력 있게 묘사됨 ★★★★ 이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