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25) 9단이 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결승에 진출했다. 17일 삼성화재 부산 사옥에서 벌어진 준결승 3번기 2국서 이세돌은 중국 황이중(黃奕中) 6단을 백 불계로 눌러 2연승, 우승상금 2억 원에 도전하게 됐다. 쿵제 7단도 같은 중국의 저우루이양(周睿洋) 5단에게 2연승을 거둬 내년 1월 19일부터 이세돌과 결승 3번기를 펼친다.
이세돌은 이로써 이미 결승티켓을 확보한 LG배에 이어 2개 대회 결승 고지를 밟으며 양대 국제기전 2연패(連覇)에 바짝 다가섰다. 통산 11회 국제 우승을 경험했던 이세돌은 3년째 연속 100국 돌파가 유력할 만큼 폭주하는 대국 스케줄 틈에서도 한국랭킹 1위다운 위용을 과시 중이다. 이세돌과 삼성화재배를 다툴 쿵제는 생애 첫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둘 간의 통산 전적에선 이세돌이 3승 1패로 우세.
한국과 중국 간의 팽팽한 대결도 점입가경이다. 이번 대회는 8강 중 중국이 7명을 차지할 정도로 강세였으나 유일한 한국기사 이세돌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한-중전 결승 카드가 만들어졌다. 2월 하순 열릴 LG배 결승도 한중전(이세돌 대 구리)이고, 춘란배(날짜 미정) 역시 한국 이창호와 중국 창하오(常昊)가 패권을 건 3번기를 앞두고 있다. 잉창치배에선 이창호와 최철한 등 한국 기사 2명이 결승에 오른 대신 도요타덴소배 결승전은 구리 대 퍄오원야오의 중-중전으로 치러진다.
이세돌과 국내 랭킹 2위 이창호(33) 간의 ‘자존심 대결’도 볼 만 해졌다. 이세돌은 한국 주최 2개 기전에, 이창호는 중국(대만 포함) 주도의 2개 국제대회 정상을 노크하고 있다는 게 이채롭다. 중국 위엔화 강세 영향으로 수입 면에선 이창호가 좀 더 행운아라는 분석도 따른다. 두 기사는 올해 국내외 무대에서 모두 4차례 맞붙어 이창호가 3승 1패로 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