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 스캔들' 박보영, "아직 사랑 연기나 멜로는 쑥스러워요"

"아직 쑥스러워서 러브 신 못하겠어요."　이제 스무 살이 된 연기자 박보영. 지난해 사극 '왕과 나'(SBS)에서 구혜선의 아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녀가 불과 1년 만에 거추장스러운 아역의 옷을 벗고 완벽히 성인 연기자로 자리 잡았다. 어디에서도 아역 징크스는 찾아볼 수가 없다.　이달초 개봉해 벌써 2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과속 스캔들'(감독 강형철)에서 박보영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사고치고 애 딸린 미혼모가 된 황정남 캐릭터를 열연했다. 데뷔 이후 그녀의 첫 성인 연기이다.

"미혼모 역이라 성인 연기라고 말씀하시는데 철없는 애엄마 캐릭터라 꼭 그런 거 같지는 않아요. 아직 성인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이번 영화도 러브 신이 없어서 좋았거든요. 아직 사랑 연기나 멜로는 쑥스러워서 못하겠더라고요."

아직 앳된 모습이 역력하다. 미성년자이면서 과감한 노출과 섹시 컨셉트로 성인 연기를 흉내 내는 여느 어린 연기자들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빨리 아역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다른 배우들처럼 조급해 하지도 않는다.

"막내인 게 너무 좋아요. 촬영 현장에선 막내가 예쁨도 많이 받고 제일 좋잖아요. 전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아들로 나온 왕석현군과 같이 하니까 막내란 자리가 서서히 없어지는 거 같아서 조금 슬프기도 했어요.(웃음)"

빨리 성장하려고 또는 마냥 어리게 보이려고도 하지 않는다. 박보영은 자신의 나이에 딱 어울리는 역할을 잘 소화하며 천천히 성장하고 있다.

김수로와 함께 출연한 '울학교 이티'(감독 박광춘)에선 여고생으로, 진구와 호흡을 맞춘 영화 '초감각 커플'(감독 김형주)에선 천재 소녀 역을 맡았다. 그녀에게 가장 잘 맞는 옷들이었다. 그리고 다음 작품 '과속 스캔들'에선 애가 애를 낳은 조금 더 성장한 캐릭터를 맡았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신인, 베테랑 배우 그 누구 못지않은 그녀다. 또한 어린 나이임에도 캐릭터 몰입도가 무척 높아 박보영 닮은 캐릭터가 아니라 그 역할 안에 박보영이 들어간다. '과속 스캔들'에서 전작들과 정 반대의 연기를 펼쳤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게 그 이유다. 게다가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탄탄한 연기력을 지니고 있어 언제 어디서고 연기 변신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다.

최근 그녀의 재능과 가치를 알아보고 벌써부터 훌륭한 연기자로 차분히 성장하기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이 생겨났다. 마치 부모의 심정으로 그녀의 성장을 기다리고 있다.　차태현-박보영-왕석현 3대가 벌이는 감동의 코미디 '과속 스캔들'은 3명의 척척 들어맞는 앙상블로 관객들의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극하며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 스포츠조선 영화팀 평점 >   왕석현의 웃음 한 번으로 모두 넉 다운. ★★★☆ 전상희 기자 한국형 가족 코미디 영화의 성공 롤모델을 제시했다. ★★★★ 박종권 기자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를 누구나 볼 수 있게 웃음과 감동으로 잘 버무렸다. ★★★★ 이희진 조선닷컴ET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