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거짓말' 조한선, 완벽 꽃미남에서 대변신

"'늑대의 유혹' 이후 가장 유쾌하고 즐겁게 논거 같아요."

영화 '달콤한 거짓말'(감독 정정화)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 조한선. '늑대의 유혹'에서 보여준 완벽한 꽃미남이 아니다. 이번엔 정반대로 대충 슬리퍼 끌고 다니는 동네의 찌질한 형이다. 그런데 트레이닝복에 슬리퍼, 지저분한 머리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

"평소에 진짜로 대충 입고 다녀요. 트레이닝 복에 슬리퍼가 저의 주 패션이죠. 영화 속 캐릭터가 제 실제 모습과 많이 닮았어요.(웃음)"

조한선이 맡은 박동식 역은 옆집 사는 한지호(박진희)의 둘도 없는 단짝 친구로 어려서부터 같이 자라 모르는 게 하나도 없는 가족 같은 사이. 둘이 딱 서기만 해도 편안한 친구라는 정서가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돼야 한다. 그런데 박진희와는 일면식도 없었다. 촬영을 하면서 처음 만난 어색한 사이다.

"누나가, 아니 박진희씨가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 같이 술도 자주 마시고 회식도 돌아가면서 쏘고, 박진희씨가 성격이 좋아서 금방 친해졌죠. 연기할 땐 디테일해서 도움도 많이 받았고요." 단번에 이름 대신 누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금은 친한 사이가 됐다. 조한선은 오랜만에 또래 배우들과 촬영하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그동안 '열혈남아' '마이 뉴 파트너' 등에서 나문희 안성기 설경구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연기를 했다. 선배들이 아무리 잘해줘도 어쩔 수 없이 촬영 순간만큼은 긴장의 연속이다.

"선생님들과 같이 있으면 당연히 긴장 되죠. 그래도 워낙 잘해주시는 데다 옆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우기 때문에 제겐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내공이 쌓인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생겨요."

'달콤한 거짓말'에서 조금은 기운 빠져 보이지만 잔잔한 감동을 건네주는 조한선의 편안한 연기가 돋보이는 이유다. 선배들을 통해 착실히 쌓아온 연기력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편안한 분위기가 그를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연기 욕심도 자연스럽게 싹 텄다. 선배들처럼 영화에서 자신을 한없이 표출하고 싶어진 것이다.

"연기 욕심은 많이 생겼지만, 그래도 급하게 갈 생각은 없어요. 지난해 청룡영화상에서 '열혈남아'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수상은 못했어요. 그래도 앞으로 계속 조연상에 도전하다보면 언젠가 받지 않겠어요? 그런 다음에 주연상을 노려봐야죠."

박진희 조한선 이기우 주연의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 '달콤한 거짓말'은 18일 개봉해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