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이세제세(以勢制勢)

〈제7보〉(77~85)=중앙전에서 발생하는 '빵때림'은 바둑의 꽃이다. 단순 계산으론 1집에 불과해도 사방으로 뻗어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집으로 환산한다면 어느 정도일까. '빵때림 30집'이란 통설이 있지만 정확한 가치는 아직 어떤 고성능 컴퓨터도 계산해내지 못한다. 잡아낸 돌이 2개 이상인 '거북 빵때림'의 경우엔 가치가 더 커진다. 이번 보의 감상 주제는 '빵때림 주고 받기'.

77이 묘했다. 백은 여기서 참고1도가 우선 떠오르는데, 하지만 10에 이르면 중앙 백이 뭔가 불안하다. 고심 끝에 78을 희생타로 82까지 '빵때림'을 내 주고 자신은 '거북 빵때림'을 얻어냈다. 동시에 흑백 모두 온갖 근심이 사라진 모습. 그렇다면 득실은 어땠을까. 백이 3점이나 따냈다곤 해도 투자효율 면에선 흑이 더 좋아 팽팽한 결말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론 하변 흑세를 견제 당한 흑의 마음이 급해졌다. 85는 집을 부수기 보다는 공격이 목적인 침입. 좌상 쪽 흑세를 배경 삼아 귀의 백을 괴롭히겠다는 뜻이다. 참고2도 1은 6까지 백이 뚜렷이 좋다. 세력과 세력이 대치하는 구도 속에 좌하귀 일대는 예상 못한 싸움터로 변해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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