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찌개 VS. 갈비탕

〈제8보〉(86~101)=주요 대국 때 '선수'들의 식사량은 관전자들에겐 형세를 짐작하는 실마리가 된다. 심하면 한 숟갈도 안 뜨는 경우도 있다. 창하오는 갈비탕을 시켜 국물까지 완전히 비운 뒤 "맛있다"를 연발했다. 다른 방의 박영훈은 된장찌개를 5분 만에 해치우고 산책에 나섰다. 둘 모두 바둑 흐름이 웬만큼 마음에 든다는 증거. 누구 판단이 옳았을까.

86이 오전 마지막 수이고 87이 오후의 첫 수. '가'에 두어 넘겨주지 않고 88에 막은 것도 기세다. 94는 자주 나오는 수지만 지금은 99까지의 반발이 좋아 의문이었다. 참고1도 백 1이 정수. 흑이 2로 하변을 취하면 7까지 삭감 후 9를 차지해 이것은 백이 두터운 형세였다. 96으로 참고2도 역시 6의 호수로 백 A엔 흑 B가 성립한다.

창하오는 "설마 좌하 백이 공격당하겠느냐"는 생각이었지만 여기서 박영훈의 만만치 않은 공격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101까지 일단 흑은 하변을 깔끔하게 챙겼다. 여기서 백이 하변 흑진 삭감에 손을 돌릴 수 있다면 백의 우세. 하지만 좌하 쪽 백이 시달리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과연 백의 다음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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