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사랑하는 남자? 멋있으니까 괜찮아!

조인성, 주진모 주연의 영화 '쌍화점'이 파격적인 정사장면과 동성애 코드로 화제를 모으면서 다시 한번 동성애가 대중문화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동성애가 국내 대중문화 속에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2005년 개봉한 영화 '왕의 남자'의 폭발적인 흥행이 있은 후다. 동성애라는 다소 무겁고 터부시되는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가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면서 당시 주인공 이준기는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이후 미국판 '왕의 남자'로 불리며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브로크백 마운틴'과 여장 남자를 내세운 '커피프린스 1호점' '바람의 화원'에 이어 꽃미남들의 동성애를 다룬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그리고 얼마 전 개봉한 '쌍화점'까지 대중문화 속의 동성애 코드는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 중이다.

대중문화에서의 이런 트렌드는 이를 소비하는 일반 관객들로 하여금 동성애를 보다 가벼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효과를 낳았다. 예쁘고 멋진 배우들이 연기하는 애절하고 가슴 아픈 동성애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동성애를 또하나의 사랑의 기호, 드라마적 장치, 새로운 비쥬얼로 받아들인다.

실제로 이들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와 영화들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여자 관객들에 의한 티켓 동원이 많았는데, 이는 꽃미남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상대적으로 이성인 남성들의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덜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개봉한 '쌍화점'은 사실상 동성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양성애 코드'까지 담아낸 파격적인 영화다. 왕(주진모)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왕의 후사를 위해 왕후(송지효)와 함께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 호위무사 홍림(조인성)은 이제까지 대중문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까지 선보인 영화로 현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