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본 세상은 무슨 빛깔일까

다음 달 6일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피사로와 인상파 화가들》전(展)이 개막한다. 프랑스 인상파 화가 카미유 피사로(Pissarro·1830~1903)의 풍경화·인물화·판화 등을 두루 보여주는 전시다. 동시에 ▲마네(Manet)·도비니(Daubigny) 등 동시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과 ▲밀레(Millet)·코로(Corot) 등 인상파의 선배로서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 바르비종파 화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전시 작품은 모두 90여 점이며, 영국 옥스퍼드대학 산하 애슈몰린 미술관 소장품이다.

요즘은 인상파 화가들이 숭앙받지만, 인상파 화가들이 모여서 첫 그룹전을 열던 1874년만 해도 이들은 기성화단이 혀를 차던 전위들이었다. 피사로는 동년배 인상파 화가들에게 '멘토' 역할을 한 인물이며, 특히 세잔(Cezanne·1839~1906)과 고갱(Gauguin·1848~1903)에게 강한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인상파 화가들의 그룹전은 참가 작가들의 이합집산과 반목 때문에 8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모두 참가한 작가는 피사로뿐이다. 그는 카리브해(海)의 버진군도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교육받았고, 학업을 마친 뒤 다시 고향에 돌아가 카리브해 인근과 남미를 돌다가 만 35세에 파리로 돌아왔다.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섬세하고 잔잔하게 포착한 것이 피사로의 특징 중 하나다. 하늘엔 구름이, 들판엔 미풍이 흐르는 장면을 담은 〈퐁트와즈의 풍경〉이 대표적이다. 〈비 오는 날의 튈르리 정원〉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림 속 축축한 나뭇가지들이 관람객 얼굴에 후두둑 물방울을 떨어뜨릴 것만 같다. 어른 1만원, 학생 7000원, 유치원생 5000원. 전시는 내년 3월 25일까지. (031)960-0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