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널 믿을거야… 네가 널 믿는 그날까지"

하지만 세상은 그의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어느덧 스스로 '무능력자'라는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주저앉으려는 순간 그는 마음속 힘, 바로 '의지'를 되찾는다. TV 속 볼트에 중독된 햄스터 라이노와 갈취 전문 뒷골목 고양이 미튼스가 있어서다. 볼트가 초능력 개라고 끝까지 믿는 라이노 덕에 볼트는 주인을 악당에게서 구해내겠다 다시 마음먹고, 수퍼 파워가 없어도 일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음을 일깨워준 고양이 미튼스의 가르침에 따라 '견성(犬性)'을 회복해 간다. '창문을 열고 혀를 살짝 내놓은 채 바람을 맞는 기분이 얼마나 상쾌한가' 같은 소박한 행복이다.

이 영화는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의 개 버전이라 할 만하다. 일종의 성장담이자 로드 무비다. 그렇다고 일부러 눈물을 자아내기 위한 동물의 순정만 강조하는 것도 아니다. 주인 페니에 대한 볼트의 목숨을 건 충정(衷情)을 "시청률 대박용이야"라며 외치는 프로듀서의 기괴한 웃음과 사라진 '볼트 대역'을 구해왔다며 무조건적인 연기를 강요하는 매니저의 간악한 눈매를 비추며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을 살짝 꼬집기도 한다.

두 마리 개와 고양이의 집 찾기 여행을 그린 영화 '머나먼 여정'과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에서 스스로 우주전사라 착각한 장난감 버즈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왔다. 볼트 목소리는 할리우드 베테랑 존 트라볼타, 페니 역은 가수 마일리 사이러스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