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불황 속에서 한국영화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월부터 충무로에 좋은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다.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주연의 '과속 스캔들'(감독 강형철)이 개봉 한달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톱스타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의 '쌍화점' 역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첫 주에 160만 명을 동원했다. 근래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물었던 흥행 성적이다.
지난해 극심한 불황 한파에 떨었던 충무로는 관객의 냉담한 외면 속에 화제작 몇 편만 겨우 이름을 내밀었던 형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이어진 연말 극장가 대결전에서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대작 '지구가 멈추는 날'과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볼트'까지 당당히 따돌리고 받아든 승리의 성적표라 어느 때보다 그 의미가 크다. 또한 '경기 불황 때 극장을 더 많이 찾는다'는 속설이 충무로에 힘을 보태고 있어 더욱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당분간은 흥행 속도가 줄지 않고 있는 '과속 스캔들'과 탄력을 받은 '쌍화점'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그 바통을 받을 작품들 역시 관객의 주목을 끌고 있다.
히트작 '두사부일체'의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삼총사에 김상중 박상민까지 가세한 '유감스러운 도시'(감독 김동원)는 조폭 코미디 영화의 흥행 불패 신화를 다시 이을 생각이다. 특히 한국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홍콩영화 '무간도'의 패러디 버전이라 어느 때보다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2월 5일은 몸속에 마약을 숨긴 채 바다를 헤엄쳐 운반하는 전 수영국가대표 출신 마약책이란 독특한 소재의 '마린보이'가 흥행 바통을 이을 전망이다. 차세대 충무로 스타 김강우의 날렵한 몸짱 사진으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고, 드라마 '뉴하트'(MBC)와 '연극열전 2'로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던 조재현의 컴백에 기대가 높다.
지난해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충무로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올해, 다시 한국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