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연, 루이나이웨이와 12번째 결승전

"아줌마, 저 또 왔어요."

조혜연(24) 八단이 여류명인전 도전권을 들고 루이나이웨이(46) 아성을 노크한다. 10기째를 맞는 올해까지 총 여섯 번째 둘 간의 여류명인 다툼이다. 여류국수전 등 다른 기전까지 합하면 무려 12번째. 루이로선 지긋지긋할 만도 한데 이 '중국산 철녀(鐵女)'는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잘 왔어요. 혜연이하고 바둑, 재미있어요."

97년 보해배 때 첫 합을 겨룬 이후 꼭 40판을 두어 루이가 27승13패를 기록 중이다. 조혜연은 2003년 여류국수 및 여류명인전서 루이를 따돌리고 2관왕에 등극, 세대교체를 실현하는 듯했으나 이후 학업에 매진하면서 권좌는 다시 루이에게 넘어갔다.

현재 여성바둑계 타이틀 판도는 루이가 여류명인과 여류기성을, 여류국수는 박지은이 보유 중이다. 루이의 기세는 여전하지만 혼성기전 성적은 '여성 1인자'를 주장할 수 없을 만큼 저조하다. 게다가 국제무대에 강한 이민진과 김혜민, 그리고 신예 박지연 이슬아 김윤영 등이 급성장 중이어서 춘추전국시대에 가깝다. 9일부터 시작될 이번 도전 3번기 결과가 새해 판도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1인당 1시간, 40초 초읽기 3회에 우승상금은 12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