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 조인성, "몸으로 감정 표현 베드신 어려워"

"유하 감독이면 나를 베드 신으로 소비해도 괜찮다."

국내 최고 꽃미남에 연기까지 잘하는 배우 조인성이 영화 '쌍화점'으로 20대의 마지막 비상을 하고 있다. 전작 '비열한 거리'의 연출자 유하 감독과 함께 말이다.

'쌍화점'은 개봉직후부터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최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또한 조인성-주진모의 파격적인 동성애 키스 신과 조인성-송지효의 뜨거운 성애 신, 과감한 노출 등 숱한 이슈를 뿌리며 TV와 신문 등 각종 매체를 장식하고 있다. 언제나 그 중심엔 조인성이 있다. "동성애와 베드 신이 많아 처음부터 부담이 많았어요. 그래도 유하 감독님을 믿고 시작한 거라 문제는 없었습니다. 감독님이 동성애와 베드 신으로 나를 소비해도 나쁘게 소비하진 않을 거라 믿으니까요. 또 제가 데뷔 10년인데 새로운 나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과 20대의 마지막 작품을 뭐로 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단번에 해결해 준 셈이죠."

이심전심이다. 유하 감독 역시 '쌍화점'의 시나리오를 애초부터 호위무사 홍림 역은 조인성이라 생각하고 썼다. 전통 사극 장르임에도 대사는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조인성의 입에 맞는 현대적 대사들로 쓰여졌다. 편안하게 감정 연기에 몰입하도록 배려한 것. 두 사람의 이런 궁합 덕분에 파격적인 노출 수위의 베드 신이 캐릭터들의 심리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감정 연기로 살아났다. 낯 뜨겁거나 야하다는 정서보다 세 사람의 점점 짙어만 지는 사랑과 질투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베드 신이 어려웠던 건 벗는 것보다 감정을 얼굴이 아닌 몸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에요. 여러 차례 성애 장면이 나오지만 매번 캐릭터의 감정 상태가 다 달라요. 베드 신이지만 정작 행위는 중요하지 않은 거죠."

영화에서 베드 신 못지않게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액션도 조인성에게 쉽지는 않았다. 전작을 통해 주먹질 액션은 익숙하지만 칼을 들고 말을 타며 활을 쏘는 액션은 처음이었다. "촬영 전부터 승마와 검술 등을 배웠지만, 사극 액션을 많이 했던 주진모씨가 노하우를 아주 자세하게 전수해 주셨죠. 덕분에 검술이나 품새 같은 걸 빨리 익힐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촬영 중 낙마 사고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부상들을 매일 달고 살아야만 했다. 게다가 지나친 검술 연습에 양쪽 어깨회전근육이 파열돼 재활치료를 받기도 했다. 조인성은 이렇게 자신의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쌍화점'에 쏟아 부었다.

"독한 거(비열한 거리) 끝내고 쉬운 거 할까도 생각했는데 힘들어도 유하 감독님하고 같이 하고 싶었어요. 감독님과는 평생 같이 가는 관계지요. 단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준비도 안돼 있는 제가 감독님께 무조건 같이 하자고 할 수는 없죠. 짐이 될 수는 없잖아요." 조인성의 유하 감독에 대한 신뢰는 끝이 없었다.

오는 3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는 30대가 된 후에야 팬들에게 돌아온다. 20대 초반 꽃미남의 앳된 모습부터 배우로 한창 성장 중인 지금의 모습까지 지켜본 팬들에겐 짧으면서도 긴 시간이 될 것이다. 조인성의 20대 마지막 열연이 돋보이는 '쌍화점'은 여전히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 박종권 기자 scblog.chosun.com/tony5151>

◇스포츠조선 영화팀 평점 여성 관객은 조인성의 자태에 취하고, 남성 관객은 주진모의 카리스마에 빠질 듯. ★★★☆ 전상희  기자 서사의 진중함과 무거움, 베드 신의 뜨거움에 숨쉴 틈이 없다. ★★★ 박종권  기자 꽃미남, 호쾌한 액션, 베드 신까지 다양한 볼거리 만으로도 강추. ★★★☆ 이희진 조선닷컴  ET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