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 인생에서 아버지가 가장 중요한 배역"

톰 크루즈(Cruise·47)는 빈틈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검은 울(wool) 셔츠와 검은 바지, 검정 구두 차림도 그랬고 나직하고 단호한 말투가 그랬다. 왼 손목에 찬 롤렉스는 오랜 모델 '오이스터 퍼페추얼(Oyster Perpetual)'이었다. 요란한 걸 싫어하는 남자들이 선택하는 시계다. 짧은 인터뷰 내내 그는, 한국의 낯선 기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는 것 같았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작전명 발키리' 홍보차 내한한 그를 18일 낮 단독으로 만났다. 그는 이 영화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 암살을 시도한 독일군의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버그 대령을 맡아 뛰어난 연기를 보였다.

―2차 대전 소재 영화는 무척 많습니다. '발키리'는 무엇이 다른가요.

"2차 대전이란 소재는 시간과 시대를 뛰어넘는(timeless and ageless) 것이죠. 나는 늘 역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렸을 때 '왜 히틀러를 아무도 암살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죠. 이 영화는 오락성도 있지만 유익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 스토리는 제가 전혀 몰랐던 이야기이고, 다른 2차 대전 영화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전개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되 서스펜스 스릴러 방식의 '네오 클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나는 늘 히틀러를 증오했고 죽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사이언톨로지(과학기술을 통한 정신치료를 강조하는 미국 종교)를 적극 전파하던 2005년, 나치즘과 히틀러를 맹렬히 비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