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

영화 '적벽대전 2-최후의 결전'(이하 적벽 2)은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대입 필독서 '삼국지'를 읽은 관객이든 안 읽은 관객이든 재미있다. 감질 맛만 남긴 채 끝나버린 '적벽 1'의 아쉬움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영화는 짧고 굵은 영상으로 전편을 소개하며 준비운동을 마친 후, 시종일관 적벽대전 하나만을 향해 달려간다. 적벽대전의 꽃 '화공전'은 관객들마저 뜨겁게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다. 리얼한 특수효과와 CG는 할리우드 여느 액션, 전쟁 영화들 보다 스케일도 크고 그 표현이 우수하다. 삼국지의 클라이맥스인 적벽대전을 상상한 것 이상으로 스크린에 옮겨 놓았다.

전편에서 보여준 스케일 크고 호쾌했던 전투 신은 '적벽 2'에서 제대로 된 전쟁 신으로 발전했다. 화려한 액션으로 눈을 현혹시켜 전쟁을 전투로 전락시키는 일반적인 할리우드 전쟁 영화들과 다르게 전쟁의 판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표현됐다. 또한 2차대전 소재의 영화에서 주로 표현된 초를 다투는 미션의 긴박함은 없지만 고대 전쟁 특유의 전략 대결은 남성 관객들을 설레게 만들 정도로 멋들어지게 그려졌다. 특히 주유의 반간계와 제갈공명이 화살 10만 촉을 빌리는 장면은 삼국지 팬이라면 흐뭇한 미소를 띠울 수밖에 없다. 또한 삼국지와 다른 감독의 해석도 신선한 재미를 준다.

'적벽대전'의 주인공 주유 공근(량차오웨이)과 제갈량 공명(진청우) 그리고 화려한 조연 조조 맹덕(장풍의)의 뛰어난 연기를 보는 맛도 즐겁다. 특히 조조의 카리스마를 살려낸 장풍의의 연기는 박수 받을 만 하다.

'적벽 2'의 러닝타임은 141분이다. 대서사를 그리는 전쟁 영화치고 길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전편에서 모든 설명을 끝낸 상황, 본격적인 전쟁만을 그린다고 생각하면 분명 길다. 특히 우위썬 감독의 총애를 받는 캐릭터 주유와 소교(린즈링)에 대한 표현은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영화의 흐름을 느리게 만든다. 별 역할이 없던 손상향(조미)의 2편에서의 대활약과 적군과의 감정 교류에 할애된 시간 역시 길다. 우정과 평화를 강조하는 감독의 의도가 유독 많이 투영됐기 때문이다. 설 연휴인 2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