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슬럼프 끝… 잉씨배 꼭 우승할 것"

최철한(24·사진)이 눈부신 속도로 '귀환' 중이다. 2006년 1월 랭킹 1위에 등극했다가 2008년 3월 14위로 바닥을 친 이후 금년 1월 다시 8위까지 재반등했다. 지난해 승률왕(51승 16패·76.1%)과 바둑리그 공동다승왕(11승 3패)으로 부활을 알리더니 지난 14일엔 맥심배 결승에도 진출, 순위는 더욱 상승할 전망. '롤러코스터의 승부사' 최철한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최근 기세가 무섭다. 2년여 동안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가 다시 펄펄 날고 있는데.

"경쟁자들이 세진 데다 이세돌·박영훈 사범에게 중요한 판에서 거듭 패하면서 자신감을 잃고 추락했었다. 자꾸 지다 보니 익숙해지더라. 요즘 특별히 공부방법이 달라진 것은 없다.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컨디션이 80~90%는 회복된 느낌이다."

―3월부터 잉씨배 패권을 다툴 이창호 九단을 이번에 맥심배 준결승서 꺾었다.

"맥심배는 속기전이므로 잉씨배와는 다르다. 기(氣) 싸움의 효과 정도일까. 이창호 사범님과는 초반전이 아주 중요하다. 상대에게 페이스를 내주지 않고 난전으로 이끌어가면 이길 수 있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다."

―다음달 동갑 라이벌 박영훈 九단과 치를 맥심배 결승전에도 이목이 쏠린다.

"영훈이에겐 갚아야 할 빚이 많다. 이젠 이기고 싶다. 역시 초반부터 복잡한 전투로 이끌고 싶은데 잘 안 따라와 준다(웃음).

―올해 특별한 목표가 있다면?

"아무래도 잉씨배 우승이다. 4년 전 5회 대회 때는 어려서 그 결승전의 의미를 잘 몰랐다. 당시 중국 창하오(常昊)에게 패해 준우승한 것이 슬럼프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이번엔 기회를 꼭 살리겠다. 성적을 끌어올려 다른 국제 대회에서도 옛 모습을 재현해 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