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연초부터 '손바람'

이세돌(26) 九단이 쾌조의 컨디션 속에 새해 첫 스타트를 끊었다. 19일 삼성화재 본사건물에서 시작된 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결승 3번기 첫판서 이세돌은 중국 쿵제(孔杰·27) 七단을 165수 만에 흑 불계로 제압, 대회 2연속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우승 상금은 2억원.

이 九단은 초반 실리 전법으로 출발했다가 중반 이후 외세 쌓기에 주력, 중앙에 거대한 흑세를 구축한 끝에 낙승했다. 쿵제는 열세에 빠진 후 마지막 초읽기에까지 몰리며 동분서주해 봤지만 집 부족으로 추격이 불가능해지자 돌을 거두었다.

중국 랭킹 6위로 생애 첫 세계대회 결승무대를 밟은 쿵제는 처음부터 필승의 기백으로 맞섰으나 이세돌의 벽을 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대국 결과 둘 간의 통산전적은 이세돌의 4승 1패, 중국리그까지 포함할 경우 8승 1패로 벌어졌다.

이날 승리로 현역 세계대회 3관왕(LG배 삼성화재배 TV아시아선수권)인 이 九단은 통산 12회째 세계타이틀 획득까지 1승만을 남기게 됐다. 이세돌은 지금까지 총 13차례 세계대회 결승에 나가 11회를 성공, 결승전 통산승률이 85%에 육박한다. 한국 바둑계 2연속 연간 MVP, 15개월 연속 톱 랭커 고수 등 1인자 자리를 질주 중인 이세돌은 9회와 12회 대회에 이어 삼성화재배 세 번째 패권을 겨냥 중이다.

이 九단은 또 내달 하순부터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서도 중국 구리(古力)와의 결승전을 앞둔 상태.

이세돌과 세계 1인자를 다투고 있는 중국 톱 랭커 구리는 올해 초 벌어진 제4회 도요타덴소배서 한발 먼저 우승하며 국제 3관왕에 올라있다.

삼성화재배에서의 한·중 결승 격돌은 이번이 통산 6번째. 쿵제는 결승에 오르기까지 박영훈 야마시타(山下敬吾) 저우루이양(周睿羊)을 제쳤고 이세돌은 8강전서 이창호를 뛰어넘었다. 1인당 2시간,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2국과 3국은 21, 22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질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