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충전' 필요한 어른·아이 모두!

요즘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그림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 늘고 있다. 동화에 담긴 은유와 함께 환상적인 그림을 통해 녹이 슨 상상력을 자극하고 싶기 때문이다.

오는 24일부터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리는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展)》은 그런 점에서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그림책 원화 공모전으로, 아동 도서전과 함께 열리는 국제적인 행사다. 볼로냐 도서전과 원화전에는 세계에서 몰려 든 동화책 출판사와 유명 작가, 관심 있는 관람객들도 북적거린다. 국내 작가로는 이원복 교수를 비롯, 신동준·박연철·백희나·고경숙·김숙경 등이 원화전에서 상을 받았다.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작품은 2008년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에서 입상한 99명의 작가 작품 495점과 2007년 그랑프리 수상자인 독일의 아이너 투르코프스키의 작품 19점이 선보인다. 전시될 작품 중에는 국내 작가로선 유일하게 이경국의 〈바보 이반〉이 포함돼 있다. 이번 전시는 올해 열리는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에서 한국이 주빈국으로 결정돼 의미를 더하게 됐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어린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이끌고 간다. 벤테 올슨 뉴스트롬의 〈사막에 보물이 묻혀 있답니다〉 〈와 진수성찬이다!〉 같은 작품은 화려하면서도 웅장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 같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글렌다 스브렐린의 〈재즈 가족〉은 따뜻하면서도 화려한 색상이 눈길을 끈다.

〈그곳에는 숨겨진 소중한 것이〉(리자 난니)에서는 풀 속에서 가만 얼굴을 내미는 요정의 얼굴이 인상적이다. 요정을 보고 있노라면 금세 나무와 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갈 것 같다. 커다란 털모자를 쓰고 낚싯줄을 드리우고 있는 에스키모와 그 옆을 헤엄치는 고래를 보는 순간 북극 빙하 위를 걷는 자신을 발견한다(페레하지 도라의 〈에스키모〉).

전시회는 다양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일러스트레이션의 향연이기도 하다. 연필의 담담하면서도 세밀한 묘사에서부터 현대 미술 작품 못지않은 콜라주 기법, 컴퓨터그래픽 등 다양성에 놀라게 된다. 중국 작가인 탕 쥰의 경우는 묵과 목탄, 아크릴물감뿐 아니라 마시는 차(茶)까지 그림에 활용하고 있다. 작가들은 간단한 이야기인 그림 설명을 붙여놓았는데 철학적이면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도 적지 않다. 전시는 3월 1일까지 휴일 없이 열린다. 입장료는 성인 7000원 초·중·고생 5000원 유치원생 3000원. 문의 (02)797-0263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에는 어린이 미술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미술교육 전문가와 함께 작품을 감상한 뒤 미술 체험을 해보는 프로그램이다. 팝업 북을 직접 만들어 보는 '빵빵 대장님' 등 4개 코너로 마련돼 있다. 기간은 28일부터 3월 1일까지(단 1월 31일에는 프로그램이 없다). 하루 두 차례 진행되며 한 번에 1시간30분 정도가 걸린다. 대상은 5~12세이며 참가비는 1만5000원. 인터넷(www.bologna.co.kr)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