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최후의 공격(攻擊)

〈제12보〉(132~146)=김형우는 입단대회서 두 번이나 동률 재대결 끝에 탈락했던 아픈 기억의 소유자. 보통의 경우는 재기가 힘든 법인데, 역경을 딛고 기어이 프로세계 진입에 성공한 것을 보면 보통 근성이 아니다. 형태상 무리해 보이는 싸움에서 괴력을 발휘하는 기사로도 유명하다. 새해에 가장 주목받는 신예 유망주 가운데 한 명. 하지만 새 방식으로 집계된 올 1월 기사랭킹이 24위로 한 달 전보다 11계단이나 추락한 것은 아쉬움을 남겼다.

상변 전투는 어찌 되나? 141까지 흑이 비록 저위(低位)지만 집을 챙기며 느긋하게 넘어갔다. 수수는 길어도 외길 진행이자 쌍방 최선이었다. 134로 135자리에 먼저 두는 것이 그럴듯해 보이는데 역시 별 게 없다. 참고도 6까지 백의 수 부족. 결과적으로 백은 상변서도 실속을 내주고 거죽만 얻어 걸친 셈이 됐다.

이렇게 되면 이제 남은 길은 하나뿐이다. 좌중앙 흑에게 마지막 총 공격을 퍼부어보고 안 되면 돌을 거두어야 할 상황. 이른바 옥쇄(玉碎)가 임박했다. 142, 144로 차단하자 흑은 연결에 급급하지 않고 145로 늘어 역습 자세를 취한다. 두 대국자 모두 이 근방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아낌없이 투입하고 있다. 146으로 붙여 최후의 공격 나팔이 전판에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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