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연애 미숙아들 널려 여자는 아직도 내게 미스터리"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작가(그렉 버렌트)가 들려주는 독한 연애 지침서.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 32개국 350만부 판매.'

동명의 연애상담서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He's just not that into you)'를 원작으로 한 것으로도 충분히 화제인데, 영화 '그는…'의 출연진 면면은 놀랍다. 제니퍼 애니스톤·드루 배리모어·스칼렛 요한슨·제니퍼 코넬리·벤 애플렉…. 이들이 몽땅 등장한다. 원작 중 일부의 사연을 모아 만든 영화는 7년째 동거 중인 배스(애니스톤)와 닐(애플렉),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애너(요한슨), 남편과 애너와의 불륜을 알게 된 제나인(코넬리), 항상 연애 헛발질인 메리(배리모어) 등의 이야기가 맞물려 이어진다. 독한 듯하지만 결국은 해피 엔딩. 사랑에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현실적인 '러브 액츄얼리'인 셈이다. 이들을 이끌고 영화를 찍은 켄 콰피스 감독을 이메일 인터뷰했다. 로맨틱 코미디 전문인 콰피스 감독은 시트콤 '오피스'로 에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는 12일 개봉.

―할리우드 스타가 한자리에 모였다. 캐스팅 과정은 어땠는지.

"제니퍼 애니스톤이나 벤 애플렉 같은 A급 스타들이 호흡이 잘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디션을 요청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유명스타와 일할 땐 일단 캐스팅을 결정 지은 뒤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들이 대거 출연한 건 일단 대본이 좋았고, 각자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연기를 할 수 있다는 데에 큰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제작자인 드루 배리모어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그녀는 온갖 고난을 이겨낸 스타다. 배우 모두 그녀를 사랑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지니퍼 굿윈과 저스틴 롱이 결국 이야기를 끌어간다. 기왕 더 톱스타를 쓸 수도 있었는데.

"다들 그런 얘기를 한다. 하지만 저스틴 롱은 여자를 잘 꼬시는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고, 여자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브래드 피트의 외모가 필요한 건 아니라는 걸 증명해 보였다. 정말 필요한 건 여자가 남자에게 바라는 게 무언지 잘 아는 것이다. 지니퍼 굿윈도 연애 바보 역할을 매우 잘 해줬다. 그녀의 평범함이 보는 이의 공감을 얻어낸 것이다. 그런 역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여배우는 흔치 않다."

―스타들과 일하면서 느낀 점은.

"이 영화는 오해와 거절을 다루고 있다. 이 아름답고 섹시한 스타들을 이별을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그들의 문제에 관객들이 공감해야 영화가 성공할 테니까. 배우들을 지도할 때 딱 한 가지 목표가 있었다. 그들에게 일반인의 얼굴을 씌울 것."

―책이 여자를 위한 가이드북이었다면, 영화엔 남자들의 이야기도 들어 있다.

"원작은 여성들만을 위해 쓰였고, 책의 직설적인 어조는 많은 독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세상은 연애 미숙아들 천지다. 많은 남자들도 여자들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여자는 아직도 미스터리한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