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받은 작품이 후보에도 못 올라?

올해 81회를 맞은 아카데미상의 투표제도의 구조적 결점 때문에 최악의 경우 골고루 호평받은 영화가 탈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자 '아카데미 투표 시스템의 결점'이란 기사에서 아카데미가 채택하고 있는 즉석 결선투표(instant runoff) 방식을 비판했다.

즉석 결선투표란 후보작 5편을 고를 때 투표자가 1~5위까지 순서를 매겨 투표하는 방식이다. 1위를 하나도 받지 못하면 자동 탈락한다. 문제는 과반수 1위가 없을 때다. 이 방식에 따르면 1위를 가장 적게 얻은 작품이 탈락하면서 그 표는 살아남아, 해당 투표자가 2위로 꼽은 영화에 더해진다. 이런 방식을 적용하다 보면 투표자 대다수가 싫어한 영화도 1위에 뽑힐 수 있다. 단, 그 대다수가 1위로 꼽은 영화가 골고루 다르다는 조건에서. 뉴욕대 브람스 교수는 "이런 투표방식 때문에 '록키'가 '택시 드라이버'를 누르고 1977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1936년 도입돼 매 15년마다 점검을 거쳤으나 아카데미 위원회는 이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위원회의 브루스 데이비스 총괄국장은 "투표인단의 의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반영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아카데미상은 미국 영화산업 관계자들의 모임인 영화예술 아카데미 회원 5810명의 투표로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