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ing] 홍천 며느리고개 임도

서울에서 홍천으로 가다보면 홍천읍을 얼마 앞두고 며느리고개터널을 지나게 된다.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은 이 터널 주변 임도는 MTB 코스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이 코너를 통해서도 2006년 7월호에 한 번 소개된 바 있으나 당시는 여름에 적합한 코스 즉, 며느리고개에서 시작해 홍천강 굴지리 유원지쪽으로 빠지는 응용 코스였다.

홍천 며느리고개 임도 풀코스는 홍천읍 상오안리 월드아파트를 기점으로 한다. 임도 풀코스는 대략 45㎞ 정도 되지만 겨울임을 감안해 상오안저수지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에서 임도를 벗어나도록 안내한다.

이곳은 수도권에서 인접해 있는 지리적 여건과 원점회귀가 용이하다는 것, 그리고 주변 경관과 난이도가 적당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 코스의 난이도는 입문자도 도전해볼 만한 정도다. 단, 체력이 더 소모되고 미끄러운 경사를 오르내리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눈 내린 뒤의 겨울라이딩은 초보 딱지는 뗀 후에 하는 것이 낫겠다.

며느리고개 임도의 겨울라이딩은 무엇보다 솔숲으로 이뤄진 임도 주변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어 권할 만하다. 겨울에도 푸른 기상을 잃지 않는 솔가지 위에 눈덩이들이 듬성듬성 자리 잡고 있을 때가 적기다.

다만 계곡 옆 임도를 따라 올라갈 때는 계류를 가로지르는 곳이 간혹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 구간에서 계곡물이 꽝꽝 얼어있다면 천천히 서행하거나 아예 내려서 짧은 구간이나마 끌고 가는 것이 안전하겠다. 이번 취재는 홍천의 번개부대 태극대대 간부들이 주축이 된 홍천MTB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했다.

얌전하게 즐겨보는 임도 스노라이딩
코스 출발점은 홍천읍 상오안리 버스정류장(1)이다. 홍천읍내에서 서울 방향 44번 국도를 타고 가면 2㎞ 못 미처 오른쪽에 나오는 중앙고속도로 홍천 IC 입구를 지나치면 곧바로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이 버스정류장을 지나자마자 고속도로 굴다리 밑을 지나면 상오안리 마을길을 통해 임도 입구까지 갈 수 있다.

먼저 굴다리를 지나고 작은 다리 하나를 지나면 월드아파트단지(2)가 나온다. 만약 차를 갖고 간다면 아파트 담장 바깥쪽에 공간이 있으므로 이곳에 주차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에서는 왼쪽 개천을 따라 진행한다. 이후 500m 정도 가다 마을길을 따라 우회전(3), 다시 400m 정도 가다 왼쪽의 작은 다리를 건넌 후(4) 곧바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실개천을 따라 250m만 더 가면 임도가 시작된다(5).

구불구불 이어지는 임도의 매력은 비교적 안락하게 산악자전거의 묘미를 만끽하며 자연과 동화될 수 있다는 것. 정반대로 좁은 싱글트랙에서는 조금 위험하거나 불가능했던 경쟁적인 업힐 라이딩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임도라이딩의 장점으로 꼽는다. 하지만 바닥이 미끄러운 겨울라이딩이라면 후자의 과열된 라이딩은 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느리고개 임도의 첫 업힐 구간은 적당한 경사로 인해 약간의 경쟁심을 발동시킨다.

임도가 시작되고 3.8㎞ 정도 오르면 시멘트로 포장된 짧은 구간을 지나는 커브를 돌아나가게 된다(5). 이곳에서 잠시 페달링을 멈추고 길가로 나서면 지금 지나온 임도가 한눈에 들어온다(6). 그리고 500m 정도만 더 가면 첫 번째 고갯마루를 지나게 된다(7). 옆으로 공터가 있으므로 단체 라이딩 때 휴식하기에 그만이다.

이후 3.8㎞의 구절양장 다운힐이 기다린다. 눈이 내렸을 때는 다운힐에서 절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관성의 법칙을 따르면서 간간히 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여주는 얌전한 라이딩을 즐기자.

스노라이딩의 다운힐은 흡사 눈썰매를 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부드럽게 눈길 트레일을 타다보면 산이 자전거 뒷꽁무니를 슬그머니 미는 듯하다. 코너를 돌아 내려갈 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겨울에 산악자전거를 즐길 때 아예 눈이 펑펑 내렸을 때를 골라가기도 한다. 물론 겨울산은 경사가 가파르지 않은 임도가 최고다. 그리고 너무 많은 눈이 내렸다면 상식적인 수준에서 라이딩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며느리터널 위에서 두 번째 다운힐 종료
첫 번째 내리막은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T자 삼거리(8)를 만나면서 꼬리를 드러낸다. 오른쪽으로 가면 홍천강 굴지리로 가게 되므로 왼쪽 오르막으로 길을 잡아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두 번째 임도 업힐에 도전해 보자. 3㎞ 남짓 되는 이 오르막 구간에서 계곡을 두어 번 가로지르게 되므로 주의하자. 업힐 중반부터는 경사가 조금 가팔라지지만 눈이 내린 후라도 중급자라면 내리지 않고 타고 오를 수 있으므로 조금 힘은 들지만 설경이 아름다운 구간이므로 시리도록 아름다운 겨울풍광을 눈에 담을 준비를 하자.

이 두 번째 오르막은 갈림길을 만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9). 왼쪽은 송신탑으로 가는 길이므로 그대로 직진하는 내리막을 타고 며느리고개터널 위로 나 있는 며느리고개 옛길로 떨어지게 된다. 2.4㎞ 정도 되는 이 다운힐을 신나게 내달리고 싶겠지만, 왼쪽이 절벽지대이므로 오른쪽으로 붙어 가는 것이 상책이다.

내리막을 내달리다 씽씽 달리는 찻소리가 점점 커지면 며느리고개터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터널이 생기기 전에 다니던 옛길은 포장도로다(11). 이쯤 되면 이 고개 이름에 왜 며느리가 붙었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러한 전설이 깃들어 있다.

옛날 어느 봄날, 사돈집에 다녀오던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나귀 등에 짐을 싣고 굽이굽이 고갯길을 걸어 산마루에 이르렀을 때였다. 시아버지는 나귀 등에 얹었던 짚신 꾸러미가 사라진 것을 알고 며느리에게 ‘잃어버린 짚신을 찾아올 테니 여기서 기다리라’고 당부하고 고개를 거꾸로 내려왔지만 결국 짚신을 찾지 못했다.

시아버지는 짚신도 찾지 못하고 다시 며느리가 있는 고갯마루로 왔지만 며느리마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찾아 산길을 헤맸지만 결국 해가 지도록 며느리를 찾지 못했다. 할 수 없이 집으로 가기 위해 나귀의 고삐를 잡아 당겼으나 아무리 당겨도 나귀 발굽이 떨어지지 않아 나귀마저 두고 고갯길을 넘어왔단다. 이 며느리는 산적에게 잡혀갔다는 말도 있고, 맹수의 먹잇감이 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 후로 혼사를 치르러가는 행렬이 이 고개 마루턱에 이르면 나귀 발굽이 떨어지지 않거나 며느리가 갑자기 사라진다고 하여 사람들은 이 고개를 넘지 않고 멀리 돌아다녔다.

터널 위에서 만난 포장도로에서 다소 객쩍은 전설의 무대를 뒤로 하고 왼쪽 내리막으로 500m 정도 가면 오른쪽으로 다시 임도 입구가 보일 것이니 그쪽으로 길을 잡아 상오안리 임도를 타기 시작한다(12). 이후로의 길은 경사가 더욱 완만해서 오히려 지루함이 느껴질 정도다. 중간 중간 갈림길이 나오지만 큰길로 직진하듯 방향을 잡으면 무리 없이 길을 이어갈 수 있다. 만약 높은 경사가 나온다면 길을 잘못 든 것이므로 갈림길까지 돌아 나오자.

두 번째 임도가 시작된 12번 지점을 기점으로 6㎞ 정도 가면 이 코스에서는 보기 힘든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16)을 만난다. 여기서 44번 국도를 가리키는 왼쪽으로 길을 잡아 내리막을 2.5㎞ 정도 타면 수면이 눈으로 덮여있는 상오안저수지를 지나 44번 국도를 만난다. 국도를 따라 우회전해 5㎞ 정도를 내달리면 출발지인 하오안리 버스정류장 길 건너편(19)에 닿는다.

코스설명

01 하오안리 버스정류장 오른쪽 굴다리 밑으로 통과
02 월드아파트 앞 좌회전
03 ㅏ자 삼거리 큰길로 우회전
04 ㅓ자 삼거리 왼쪽 작은 다리 건너자마자 우회전 
05 임도 시작
06 올라온 임도가 보이는 조망점
07 첫 번째 임도 정상
08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T자 삼거리, 왼쪽으로
09 Y자 갈림길, 왼쪽 계곡으로
10 왼쪽으로 기울어진 T자 삼거리 직진. 두 번째 내리막 시작
11 며느리고개터널 위, 옛길 만나는 T자 삼거리 좌회전
12 ㅏ자 삼거리 오른쪽 임도로 우회전
13 ㅏ자 갈림길 직진
14 ㅓ자 갈림길, 큰길로 직진 
15 Y자 갈림길 오른쪽 진행(왼쪽은 길 끊어짐)
16 국도 이정표 방면으로 좌회전, 마을길 진입
17 아스팔트 포장도로 만남
18 T자 삼거리 우회전 후 차도 따라 진행
19 하오안리 버스정류장 맞은편

 / 윤문기 황금시간 출판팀장ㆍMTB 동호인
   취재협조 홍천MTB (010)5079-8906. http://cafe.daum.net/leebs9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