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 튀네] (1) 주지훈, "고생 모르는 귀공자?...전혀!"

영화 '키친'에서 주지훈이 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부를 때 객석에선 신음소리가 난다. 뜨거운 눈빛, 감미로운 목소리가 한 방에 여심을 허물어뜨린다. 드라마 '궁' 때는 그렇고 그런 벼락스타인줄 알았다. 적당히 스타일 좋고, 적당히 끼 있는. 그런데 이후 행보가 눈에 들어왔다. 충무로 데뷔작은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살인미소 날리거나, 액션 영화에서 외투 흩날리는 작품이 아니었다. 아이들 스타가 편하게 갈 만한, 소위 흥행 안전장치가 앞뒤로 깔린 작품이 아니었다. 최근 개봉된 '키친'은 또 어떤가. 총 제작비 12억원의 저예산 영화다. 모험을 좋아하는 이 배우를 만나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귀공자 꽃미남이라고? 버스비도 아까웠던 시절이 있다 주지훈은 서울 천호동에서 자취를 한다. "손에 물 한번 묻혀본 적 없지 않느냐"는 말에 활짝 웃더니, "한때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약간 째려보며) '온실 안 꽃'으로 자랐죠?

▶전혀! 어렸을 때부터 용돈을 받은 적이 없어요. 부모님이 일을 하셨기 때문에 동생과 집을 지켰어요. 그때 라면은 질리도록 먹었어요. 고등학교 때 하루 용돈이 1000원이었는데요, 뭐. 버스비가 아까워서 나가 놀지도 못했어요.

　-그럼 데뷔 전에 용돈은 어떻게 해결했어요?

▶'노가다'로 돈 좀 모았죠. 그때 일당이 하루 6만5000원이었어요. 카페 아르바이트는 기본이고..., 하남시의 물류 창고에서 일도 해봤어요.

-지금은 살림이 쫘악 펴지 않았어요? ㅋㅋ

▶(＾＿＾) 아니, 아니에요. 처음엔 돈 쓸 일이 참 많던데요. 옷 한 벌 변변한 게 없었으니까요. 활동하면서 하나 둘씩 장만하느라 힘들었어요. 지금은 집안 빚 다 갚았어요. 지금 혼자 사는 집은 전세로 얻었어요.

(신)민아랑? 밖에서 따로 밥 한번 먹은 적 없다 　주지훈은 매 작품마다 파트너와 환상 호흡을 빚어낸다. 그 때문일까. 한때 '키친'의 파트너인 신민아와 열애설이 돌기도 했다.

-(또 째려보며)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까욧?!

▶ㅋㅋ, ㅠㅠ! 민아는 굉장히 조용해요. 술도 잘 못먹고. 열애라니, 억울한데요? 밖에서 밥 한번 먹어본 적이 없어요.

-매력적인 스타일은.

▶ㅋㅋ, 한마디로 어떻게 설명해요. 그냥 마음이 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실제 연애담을 한번 풀어보죠?

▶사랑이 한 순간에 뻥 온 적이 없어요. 호감이 쌓여서 어느 순간 사랑이 되더군요.

-지금까지 연애 경험은요?

▶세 번. 마지막 연애가 언제였냐고요? 그건 비~밀!

'배우' 주지훈이 제일 좋다 주지훈은 한때 화려한 캣워크를 자랑하던 톱모델 출신. 당연히(!) 체격 조건이 아주 우수하다. 연기력 역시 심상치 않다. 금상첨화, 노래까지 잘한다. 이쯤되니 오라는 데 많고 가야할 데도 많다.

-피곤해보여요.

▶ㅠㅠ. 요즘 뮤지컬 '돈주앙'하고 있잖아요. 연말부터 정신없이 뛰고 있어요. 어렵게 짬을 내 영화 홍보도 하고 있구요. 일할 때는 한 시간 자고도 잘 버텨요.

　-헉, 완벽주의네. 시나리오는요?

▶무조건 다 챙기죠. '키친'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찬란한 느낌이 참 좋았어요.

-영화광이라던데요.

▶서울 강동 CGV나 코엑스 메가박스를 즐겨 찾아요. 최근 '로큰롤 인생'을 보고 감동했죠. 어느 영화나 매력 포인트가 있어요.

　-'키친'은 저예산 영화잖아요. 설마 개런티를 설마 다 챙기지는 않았겠죠?

▶(＾＿＾) 전작보다 많이 안받았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건 연기에요. 돈이 따라오면 좋지, 반대의 경우는 싫어요.

-재능이 너무 많아요. 가수로 본격 활동할 생각은요?

▶촬영할 때 가장 희열을 느껴요. 집중도 잘 되고, 재미있어요.

주지훈은 패션리더? 동네시장 옷도 명품처럼 스타일링 본인이 직접… "브랜드보다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충무로 대표 트렌드세터인 그는 의상을 고를 때 자신만의 '필(feel)'을 먼저 따진다. 톱모델 출신답게 평소 독특한 감각을 자랑해온 주지훈은 종종 빈티지샵에서 물건을 고른다. 중저가 제품도 많이 애용하는데, 사람들이 꼭 "브랜드가 뭐냐"고 물어본단다. 팔 다리 긴 그가 잘 매치해 입으면, 동네 시장에서 산 옷도 명품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앞선 감각은 그가 출연하는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어간다. '키친'의 스타일링도 직접 했다. 극 중 배역인 '두레'를 '저돌적이고,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꼭 나와 닮아있다'고 말한 주지훈은 영화 의상담당자와 오랜시간 회의를 했다. 결과 니트셔츠와 체크무늬 머플러등, 여성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아이템들이 쏟아져나왔다. 또 무대인사 등에서도 모자를 이용, 멋을 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