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핸콕'(2008)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던 '윌 스미스'가 진지한 영화로 돌아왔다. 바로 '세븐 파운즈'이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 '행복을 찾아서'(2006)는 영화를 본 사람들 모두에게 찐한 감동을 선사했었다. 이번 영화 또한 '행복을 찾아서'의 제작진과 윌 스미스가 다시 만난 영화이므로 그 감동은 배가 된다.
줄거리는 이렇다. 한순간의 실수로 사랑하는 아내와 모든 것을 잃은 벤 토마스(윌 스미스). 어느 순간 그는 얼굴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운명을 뒤바꿀 계획을 세우고 선행을 베풀 사람들을 찾아나선다. 하지만 밝고 생기 넘치는 에밀리(로자리오 도슨)와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지면서, 오랜 시간 기다려온 계획을 실행에 옮길 때가 됐고, 동시에 그녀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다.
마치 '퍼즐'같은 영화다. 지루한 듯 하지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이 영화의 긴장감이란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세븐 파운즈'는 영화의 초반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고 영화 제목의 뜻 또한 궁금하게 한다. '세븐 파운즈'의 뜻은 무엇일까?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갚아야 할 죗값을 '1파운드의 살집'에 비유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주인공 벤은 7명에게 진 빚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세븐 파운즈'란 7명에게 진 빚이 아닌 주인공 벤의 죄책감의 무게를 뜻한다. 그리고 곧 '세상을 변화시킬 삶의 무게'이기도 하다. 한없이 작은 이 무게가 '헌신'이며, '선행'이며, '무한한 가치'를 뜻함은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세븐 파운즈'의 뜻을 미리 조사해 갈 필요가 없다. 그저 영화를 보고 그대로 느끼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도대체 '7'이라는 숫자는 왜 저렇게 많이 나오며 벤의 행동은 왜 저러는 거지?' 관객들은 끊임없는 질문을 던질 것이다. 여기서 감독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주인공 '벤'의 성격을 하나로 정해놓지 않는다. 그의 캐릭터는 관객들이 판단할 문제이다. 그가 나쁜 사람인지, 착한 사람인지. 그런 의미에서 '세븐 파운즈'는 '벤'의 성격만큼이나 참 애매모호한 영화이다. 얼핏보면 그저 억지감동일 뿐이지만 한편으로는 참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구조적인 면에서는 '식스 센스'(1999)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세븐 파운즈'의 반전도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식스 센스'처럼 대단한 반전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21그램'(2003)같은 영화일까? 그건 또 아니다.
'세븐 파운즈'는 러브스토리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결국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벤의 입장에서 본다면 러브스토리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사랑이 가진 구원의 힘을 이 영화는 벤과 에밀리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이 영화 참 괜찮은 영화이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자신의 감정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영화다. 비록 '벤'의 행동들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의문으로 남지만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은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마라'가 아닐까. '힘들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요즘. CF도 나오지 않았는가! '비비디 바비디 부' 안되는 건 없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
< 홍예지 인터넷 객원기자 scblog.chosun.com/i211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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