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제작자, "주인공 노부부께 많은 것 해드리고 싶어"

"'자식이 성공했을 진대, 성공한 자식으로서 부모님들에게 해드릴 수 있는 많은 것을 해드리고 싶은 것'이 (주인공 노부부에 대한)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독립영화 '워낭소리'(감독 이충렬, 제작 스튜디오 느림보)의 제작자 고영재 PD는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제가 연예인도 아니고 상업영화를 만드는 사람도 아니라 이런 기자회견 자리가 어색하다. 저희의 뜻과 무관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어 제작진을 대표하여 명확한 입장을 전해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고 말문을 열었다.

'워낭소리'는 2억여원의 제작비로 완성된 독립 영화로 20일 약 10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이 예상되고 있다. 이 영화는 제작비 대비 스무 배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둬들이며 독립영화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우며 화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주인공인 두 노부부는 높은 관심과 많은 취재요청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노부부에게 수익 배분이 어떻게 해결될 것인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고 PD는 "영화의 흥행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과 무관하게 두 분께 정신적 피해가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 된다"며 "수익금문제에 대해 네티즌들로부터 '내가 왜 이 영화를 제작했나' 싶을 정도로 비난하는 메일을 많이 받았다. 행여나 두 분이 잘못된다면 제가 어떻게 하늘 아래 살 수 있겠나. 괴로움에 잠이 안 왔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미 한 언론을 통해 흥행 수입의 10%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고 PD는 "이미 밝힌바와 같이 그 수치 정도는 지키려고 한다"며 "오늘 오기 전에도 큰아드님과 통화를 했다. '영화 개봉이 끝나면 차분하게 앉아서 얘기하자' 했다. 수익금 배분 문제로 인해 주인공 가족 분들과 이 감독과 사이가 나빠지지 않았고, 그러지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다큐멘터리 주인공들이나 그동안 영화의 실존인물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씁쓸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배급사인 인디스토리 집계에 따르면 '워낭소리'는 19일까지 누적 관객수 97만 5447명을 동원했다. 20일 오후 약 3만 관객을 추가해 총 관객수 1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돼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희진 조선닷컴 ET팀 기자 / heej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