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강박(强迫)관념

〈제3보〉(37~48)=구리(26)의 상승 페이스는 놀랍다. 올해 초 도요타덴소배 획득으로 현역 세계3관왕까지 발돋움했다. 2006년 이후 매년 1개씩 착실히 타이틀을 따내 통산 세계제패 횟수가 4회로 늘어났다. 4차례 정상정복은 중국기사 중 역대 최다기록. 동시에 중국 전체가 거둔 통산 세계메이저 우승횟수(8회)의 꼭 절반에 해당한다.

37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참고1도를 먼저 생각했지만 6 이후 A의 약점이 거슬렸다"는 게 피고(?) 이창호의 진술. "그렇다면 참고1도 1, 2의 교환 없이 3~5로 두어 아무 문제도 없지 않으냐"는 검찰(동료기사)의 신문(訊問)에 이창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재판부(검토실)는 '뭔가 득을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빚은 문제수'란 선고를 내렸다.

42로 이어선 37로 끼운 의미가 사라졌다. 45로 '가'에 바로 막는 것은 참고2도 10까지 흑의 무리. 44가 선수로 들어 46, 48의 강타가 성립했다. 37의 '비(非)이창호적 강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흑은 전기(轉機) 마련이 시급해졌다. 다시 이창호가 장고에 빠져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