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상상 못한 수

〈제6보〉(72~85)=이창호는 올봄 또 한 번의 대승부를 앞두고 있다. 내달 3일부터 10년 연하의 최철한을 상대로 제6회 잉씨배 결승 5번기에 돌입하는 것. 중국 창하오(常昊)와 겨룰 제7회 춘란배 결승전도 올해 벌어진다(날짜 미정). 국내에선 이세돌과의 바둑왕전 결승 3번기서 첫판을 이겨 타이틀 획득 7부 능선을 정복해놓고 있다. 이세돌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이창호에게 올해는 권토중래의 한 해가 될지 모른다.

73은 당연한 수. 이렇게 이어두어야만 중앙 백의 약점을 노릴 수 있다. 선수를 차지한 흑은 대뜸 75로 붙여간다. 앞서 ▲로 육박할 때부터 노리던 맥점이다. 76은 너무 고분고분한 것 같지만 정수. 참고도 1, 3으로 반발하는 수는 12까지 좌상귀가 크게 다친다. 80 역시 싹싹하다. 백이 84까지 쉽게 처리함으로써 흑은 선수로 '한 건' 올린 셈이 됐다.

전체적으로 팽팽한 국면. 승부는 이제부터란 뜻이다. 당연히 다음 흑의 한 수가 주목됐는데, 13분의 장고 끝에 85가 놓였다. 몸살 나게 '가'의 곳을 주장하던 인터넷 해설창의 한종진 七단은 "상상하기 힘든 수"란 멘트를 띄웠다. 그만큼 아무도 예상 못했던 일착. 이로써 선수는 다시 백에게로 넘어갔거니와, 85의 의미는 다음 보에서 좀 더 살펴보기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