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스타 대신 스크린에 다 썼다"

    입력 : 2009.02.26 06:25 | 수정 : 2009.02.26 06:31

    '스타트렉: 더 비기닝' 에이브람스 감독

    에이브람스 감독은“영화‘스타트렉’은 기존 스타트렉 팬이 아니라 미래의 팬을 위한 영화” 라고 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TV시리즈와 블록버스터 영화로 세계 관객을 주무른 사내는 장난 잘 치는 동네 아저씨 느낌이었다. 5월 전 세계 동시 개봉할 영화 '스타트렉: 더 비기닝' 홍보차 내한한 미국 감독 JJ 에이브람스(43)를 25일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잇따라 만났다. 김윤진이 출연한 드라마 '로스트'와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3' 감독인 그는 스웨터 밖으로 셔츠 아랫단을 내놓은 '귀여운' 차림이었다.

    "내 인생 언제 이런 기회가 있겠나 할 정도로 푹 빠져서 일했습니다. 특히 대단한 신인 배우들과 함께 일해서 기뻤습니다." '스타트렉'엔 크리스 파인, 조이 살다나, 한국계 배우 존 조 같은 낯선 얼굴들이 대부분이다. "빅스타를 캐스팅했다면 영화를 상상하기도 쉽고 세계시장 세일즈도 쉬웠겠죠. 그러나 관객이 배우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영화 캐릭터에 더 몰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존 조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그는 "사실 원작에서 존 조의 역할(술루)이 일본인이어서 고민을 좀 했다"며 "그렇지만 곧 '뭔 상관이야? 존이 딱인데' 하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캐스팅에서 아낀 제작비 대부분은 볼거리에 집중됐다. "빅스타가 없기 때문에 거의 모든 제작비가 스크린에 들어갔습니다. 저예산 영화를 만든다는 심정으로, 마지막 한 푼까지(the very last dime)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에 썼지요." 이날 공개된 총 30분 분량의 예고편과 주요 장면들을 보니 이 영화의 스펙터클은 기대 이상일 듯했다.

    회견에서 "김윤진을 '스타트렉' 후속편에 캐스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예스(yes)"라고 짧게 답한 뒤, "나는 김윤진씨를 존경(adore)합니다. '로스트'에서 그녀를 위해 배역을 만들었죠. 진심으로 말하지만, '스타트렉'도 그녀가 참여하면 더 좋아질 거예요"라고 했다.

    TV와 영화 양쪽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영화음악도 직접 작곡하는 그에게 "성공의 비결과 인생의 스승에 대해 말해달라"고 했다. "TV는 매주 만드는 작은 영화라는 생각으로 일했습니다. 엄청나게 노력도 기울였지만 뛰어난 사람들을 만난 행운도 있었습니다. 나의 첫 스승은 전자제품 사업을 했던 할아버지였어요. 그분은 완제품뿐 아니라 제작과정과 작동원리를 가르쳐 주셨죠. 영화계에선 스티븐 스필버그를 꼽을 수 있겠네요. 그는 나의 우상이었고 지금은 친구가 되어 내게 '조언 창고'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