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훤히 알게 되면 과연 좋을까"
입력 : 2009.03.09 05:33
새 영화 '노잉'의 니컬러스 케이지
나이와 함께 원숙해지는 연기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언제나 유쾌한 일. 뉴욕에서 만난 니컬러스 케이지(Cage·45)가 그랬다. 은빛으로 빛나는 턱수염이 얼굴의 절반을 덮은 이 중후한 배우는 "헬로, 에브리바디"라는 가벼운 인사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6일 오전(현지시각) 뉴욕 센트럴 파크의 리츠 칼튼 호텔, 할리우드의 공상과학 재난영화 '노잉'(Knowing)이 세계 언론과 처음 만나는 자리다.
이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아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아버지. 할리우드의 수많은 재난영화와 '노잉'을 구분 짓는 차별성이 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했다. "액션이나 스펙터클보다 감정을 따라가는 여행(emotional journey)"이라고. 케이지는 "지금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 모두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이 영화는 영혼의 구원은 물론, 이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시련을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 하나를 준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던 순간 바로 출연을 결정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덧붙이면서.
SF 재난영화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지만, 최근 대부분의 대중 영화가 보여주듯 이 작품에는 여러 장르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미래를 묘사하는 대목에서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실제로 이 영화의 플롯을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 중 하나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와 예언에 관한 해석이기도 하다.
그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은 언제나 나를 매혹시킨다"면서도 "실제 미래를 속속들이 알게 된다면 삶이 너무 지루할 것 같지 않으냐"며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그었다. 공상과학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SF야말로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장르"라고 설명하면서 "관객들과 함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었다"고 답변했다.
이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아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아버지. 할리우드의 수많은 재난영화와 '노잉'을 구분 짓는 차별성이 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했다. "액션이나 스펙터클보다 감정을 따라가는 여행(emotional journey)"이라고. 케이지는 "지금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 모두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이 영화는 영혼의 구원은 물론, 이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시련을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 하나를 준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던 순간 바로 출연을 결정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덧붙이면서.
SF 재난영화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지만, 최근 대부분의 대중 영화가 보여주듯 이 작품에는 여러 장르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미래를 묘사하는 대목에서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실제로 이 영화의 플롯을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 중 하나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와 예언에 관한 해석이기도 하다.
그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은 언제나 나를 매혹시킨다"면서도 "실제 미래를 속속들이 알게 된다면 삶이 너무 지루할 것 같지 않으냐"며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그었다. 공상과학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SF야말로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장르"라고 설명하면서 "관객들과 함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었다"고 답변했다.
진지한 분위기의 케이지가 웃음을 회복한 것은 기자의 국적을 확인한 뒤부터. '처가의 나라'에서 왔다고 소개하자 눈초리가 허물어지더니 이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지난 2004년 결혼한 그의 아내는 한국계 앨리스 킴(김용경·25). 한국의 젊은 관객들은 당신을 '케서방'이라 부른다고 알려주자 파안대소했다.
한 편에 최고 2000만달러(약 320억원)의 출연료를 받는 그의 최근 위상을 반영하듯, 기자회견은 겨우 30분에 불과했다. 열일곱 살 어린 나이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이래 그의 연기 경력도 벌써 30여년. '대부'(The Godfather)를 만든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친조카이지만, 삼촌에 기댄 무임승차는 하지 않겠다며 '코폴라'라는 성을 버렸던 청년은 이제 60여 편의 연기 성채를 쌓은 중견 배우가 됐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6)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로는 '더 록'(1996) '페이스 오프'(1997) '내셔널 트레져'(2004) 등 더욱더 탐욕적으로 작품 숫자를 늘려 왔다.
"가끔은 신비주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는 "작품 숫자를 줄여야 내 존재에 대한 (관객의) 갈증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어떤 수퍼스타들은 이 원칙을 충실하게 따른다. 하지만 우리 모두 늙는다. 쉰이 되기 전 더 많은 작품 안 했다고 후회하는 선배들을 많이 봤다"고 했다. 그의 은빛 수염이 뉴욕의 봄 햇살을 받아 다시 한번 반짝거렸다.
한 편에 최고 2000만달러(약 320억원)의 출연료를 받는 그의 최근 위상을 반영하듯, 기자회견은 겨우 30분에 불과했다. 열일곱 살 어린 나이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이래 그의 연기 경력도 벌써 30여년. '대부'(The Godfather)를 만든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친조카이지만, 삼촌에 기댄 무임승차는 하지 않겠다며 '코폴라'라는 성을 버렸던 청년은 이제 60여 편의 연기 성채를 쌓은 중견 배우가 됐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6)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로는 '더 록'(1996) '페이스 오프'(1997) '내셔널 트레져'(2004) 등 더욱더 탐욕적으로 작품 숫자를 늘려 왔다.
"가끔은 신비주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그에게 물었다. 그는 "작품 숫자를 줄여야 내 존재에 대한 (관객의) 갈증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어떤 수퍼스타들은 이 원칙을 충실하게 따른다. 하지만 우리 모두 늙는다. 쉰이 되기 전 더 많은 작품 안 했다고 후회하는 선배들을 많이 봤다"고 했다. 그의 은빛 수염이 뉴욕의 봄 햇살을 받아 다시 한번 반짝거렸다.
영화 '노잉'은50년 전 메모에 예언된 재앙 필사적으로 막는 父情 그려
반세기 전의 선배들이 묻은 타임캡슐을 개교 50주년 행사에서 개봉한 보스턴의 한 초등학교. 아들(챈들러 캔터베리)이 들고 온 50년 전 메모에 빼곡히 적힌 숫자의 의미를 깨닫게 된 천체물리학자 존 케슬러(니컬러스 케이지)는 경악한다. 그 숫자들은 지난 50년간 전 세계 재난들이 일어났던 시간과 장소, 사망자 수였던 것. 그런데 그 종이의 마지막 줄에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세 개의 숫자가 남아 있다. 존은 곧 닥칠 재앙을 막으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시작한다.
'노잉'은 관객들에게 두 가지 여행을 제안한다. 하나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아들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부정(父情)의 여정이고, 또 하나는 압도적인 볼거리로 관객들의 혼을 뺏는 스펙터클의 여정이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보편적 문법에서 어긋나 있는 이 영화의 엔딩에 대해서는 작지 않은 논란이 있을 것 같다. '크로우'(1994), '아이 로봇'(2004)을 만든 알렉스 프로야스(46) 감독 작품. 엔딩과 관련한 질문에 프로야스 감독은 "해석은 관객의 몫"이라며 피해 갔다. 4월 16일 국내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