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고심의 종반

〈제13보〉(168~190)=이창호나 구리처럼 자국을 대표하는 특A급 기사끼리는 국제 무대에서 자주 만날 수밖에 없다. 이창호가 2007년 제8회 농심배 최종국서 구리를 꺾자 구리는 이듬해 여름 후지쓰 결승전서 이창호를 누르고 우승했다. 이 바둑은 곡절 끝에 구리가 신승했지만 한달여 뒤 벌어진 춘란배 8강전에선 이창호가 설욕했다. 지금까지 둘 간의 통산 전적은 이창호가 5승4패로 앞선 상황.

169부터 179수까지 좌상귀에서 두어진 응접은 모두 초읽기에 몰리면서 시간 연장책으로 둔 수들. 형세가 여의치 않음을 느끼며 고심을 거듭하는 장면이다. 이들 좌상귀 수순은 자체로는 손해가 없지만 이로 인해 마지막에 팻감 부족으로 1집을 손해보게 된다. 181은 백에게 '가'로 끊기는 데 대한 대비책.

182부터 186까지는 모두 백의 선수 권리였고, 188은 7집 크기로 189와 맞보기다. 백이 189 대신 188을 택한 것은 참고도 6 다음 A를 선수당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 이로써 우중앙을 제외한 모든 곳의 구획 정리가 완료됐다. 따라잡을 듯, 잡을 듯한 레이스도 종착역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연 누가 얼마를 남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