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경계에 서서 예술을 생각한다

대전시립미술관이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라는 이색적인 이름의 전시회를 마련했다. 회화와 조각, 추상과 구상 등 현대 예술의 여러 경계(border)에 대한 예술가의 치열한 고민과 탐구를 살펴보자는 의도이다.

13일 개막, 오는 5월 22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의 참여 작가는 김홍주·정광호·임동식·김해민·홍명섭씨 등 5명. 이들의 작품 안에는 모두 흥미로운 경계가 내재돼 있다. 설치·회화·영상 등 총 20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김홍주(64)씨의 경우 그려진 부분과 남겨진 부분의 경계를 드러내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미디어 아티스트 김해민(52)씨의 작품은 시시덕거리는 농담 속에 진담의 뼈를 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임동식(64)씨의 작품은 대상에 대한 사랑과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즉 자연애(自然愛)와 자기애(自己愛)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반짝이는 나뭇잎이나 항아리 형태의 정광호(50)씨 작품에서는 '조각과 비조각'의 경계를 엿볼 수 있다. 조각·설치·사진의 장르를 넘나드는 홍명섭(61)씨 작품의 경우 언어와 사물의 경계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미술관측 설명이다.

이수정 학예사는 "전시의 화두인 '경계'를 염두에 두고 감상하면 예술적 호기심과 상상력을 한껏 자극받는 즐거운 관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42)602-3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