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정의 공방(攻防)

〈제6보〉(70~81)=두 기사는 이 바둑 불과 나흘 전 농심배 국가단체전서도 격돌, 이세돌이 승리했다. 구리는 필승의 바둑을 역전패해 중국 패전의 허물을 한몸에 뒤집어썼다. 그로선 오래 상처가 남을 만한 1국이었던 셈. 많은 사람들이 이세돌의 LG배 우승을 점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바둑은 다른 어떤 승부보다도 심리적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멘탈게임이므로.

흑 ▲가 멋진 맥점인 이유는 참고1도가 설명한다. 백은 1로 젖히고 싶은데, 3이 불가피해 4를 얻어맞게 된다. 이건 물론 백이 망한 그림. 고심 끝에 70으로 받았다. 그런데 여기서 71이 또 한 번 멋들어진 강타였다. 혹시라도 이 수로 참고2도 1, 2를 교환한다면 ▲의 맥점도 삽시간에 빛을 잃게 된다.

쌍방 한 수, 한 수마다 가슴 서늘한 공방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 최고수들답게 격조 높은 문답의 연속이다. 77로 젖히고 78로 따내는 패(覇)가 외길이자 정답. 패의 와중에 79의 요소(要所)를 선수한 대목도 놀라운 순발력이다. 팻감 우세를 최대한 활용한 것. 81때 백은 '가'로 굴복해야 할까? '나'로 중앙을 차단하면 어떻게 되나. (78…▲,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