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쯔이, "중국영화 경극 장면은 모두 더빙"

"영화 속 경극장면은 1~2년 연습한다고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영화 '매란방' 홍보차 내한한 장쯔이 여명이 2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매란방'은 중국의 전설적인 경극배우 '매란방'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여명은 매란방을, 장쯔이는 매란방이 사랑한 여자 맹소동을 연기했다.

여명은 '영화 속 노래를 실제로 부른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영화 속 노래 목소리는 다른 분이 한 것"이라며 "그건 한 두 달 혹은 1,2년 연습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여명은 "영화 속 매란방 목소리는 매란방의 아들이 직접 불렀고, 맹소동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경극배우가 목소리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장쯔이도 이에 대해 "모든 중국 영화에 나오는 경극 에피소드는 예외없이 성우가 녹음을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다음달 9일 개봉한다. 다음은 배우들과의 일문일답.

-경극 영화는 본인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을텐데.

▶(장쯔이)액션 찍을 땐 외상을 입었는데 경극을 찍으니까 내상을 입었다.

(여명)어릴 때부터 경극을 알고 있었고 항상 주변에 있는 문화이긴 했지만 찾아가서 보거나 그럴 기회는 없었다. 배우가 되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경극이 어떤 예술인지 알게 됐고 발견한 점이 있다.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나 화면으로 보여지는 것들이 모두 경극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매란방도 무대 예술을 하는 같은 스타였고, 외부에 알려지면서 해외에 진출했다가 다시 중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을 겪었다. 그분도 스타였기 때문에 당시 그들만의 파파라치가 있었고 뉴스가 생산됐다.

이 작품에서 경극을 배우면서 중점적으로 배운 건 매란방이라는 인물이다. 살아있는 그의 아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그분의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행동했는가를 늘 들었다. 함께 다니면서 공부하고, 옛날 분위기의 식당에 가서 그 시대의 음식을 찾아 먹으면서 그 인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 했다. 그분은 경극배우고 나는 영화배우이지만 많은 부분이 닮아 있다는 걸 알았다. 현 엔터테인먼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느끼면서 많은 걸 배웠다.

-영화에 종이족쇄라는 소재가 등장한다. 배우로서 짊어지고 가야 하는 짐을 뜻한다. 한국에서 배우들의 안타까운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 혹시 자살 충동을 느낀 적 없나.

▶(장쯔이)절대 그럴 일 없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살해당하지 않는 한 당장 죽을 일은 없다. 모든 일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살아야 한다. 배우란 특수한 직업,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인데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보다 사생활에서 간섭을 받을 수 있는 직업이다. 어차피 모든 일은 안 좋은 일이든 좋은 일이든 다 지나가게 돼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당연히 시간 지나서 용서받고 잊혀지게 된다. 모든 것들은 과거화 된다. 지금은 그냥 즐겁게 살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다.

(여명)자살이라는 단어, 의미 자체가 워낙 개인적인 것이다. 그 사람만이 갖고 있는 성장 과정, 경험, 경력을 통해서 자신이 선택한 건데 어느 누구도 그 누구도 비판하거나 평가하거나 하는 건 옳지 않다. 물론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면 안된다. 그래도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함부로 언급해선 안되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그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실 이런 일들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우리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명씨는 정우성과 친한 사이라고 알고 있다. 정우성이 감독 데뷔하면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까메오 출연 괜찮다.

-이번에 한국 와서 연락 안 했나.

▶일하러 왔으니까 일 먼저 열심히 하고 끝난 다음에 연락 하겠다. 여러분들 만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니까.

-얼마 안 있으면 장국영의 기일이다. 추억하고 싶은 일화라든가 그의 작품 중에 감명깊게 생각하는 작품이 있나.

▶(여명)장쯔이씨는 장국영과 일하거나 만날 기회가 없었을 거다. 나같은 경우는 장국영씨와 대모가 같은 분이었다. 자주 소식을 전해 들었다. 좋은 관계를 가졌던 선배였다. 그분에 관해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그분에 대한 기억은 다 내 마음속에 담아두자, 굳이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에 관해 많은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그는 정말 레전드다. 전설적인 분이다. 아직도 그를 위해 많은 분들이 음악이든 영화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장쯔이)장국영씨 소식 들었을 때 촬영 현장에 있었고 인터넷 보면서 현장에서 펑펑 울었다. 개인적으로 친하진 않았지만 몇 번 만난 적은 있었다. 장국영씨가 영화 직접 제작할 때 만난 적도 있었다. 그의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는 다른 팬과 똑같다. 그가 어딘가 머물고 있을 그곳에서 행복하길 바란다.

-경극 노래 정말 100％ 다했나.

▶(여명)경극 무대에 서서 매란방 맹소동씨 연기할 때 노래 목소리는 다른 분이었다. 그건 한 두달 1,2년 연습해선 할 수 없는 것이다. 매란방 아들이 직접 입힌 것이다. 맹소동은 현재 가장 유명한 여자 경극배우의 목소리를 입혔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장쯔이)예를 들면, 다른 영화에서도 경극 에피소드는 대부분 더빙이다. 영화 '쓰리타임스'에서 서기가 상하이 시대에 부르는 노래도 다른 경극배우가 한 것이다. 중국 영화 모든 경극 신은 성우가 한다.

-한국 배우 중에 경극에서 여장을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은 남자 배우와, 남장을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은 여자 배우를 꼽는다면.

▶(여명)여기서 말을 잘못 하면 경극에 대해 예의가 없는 것 처럼 되기도 하지 않을까. (장쯔이)말했는데 그 사람이 싫어하면 어떻게 하냐. (여명)그거, 온라인에다 올려 투표하면 어떨까. 결과 나오면 알려달라.(웃음)

-한국 방문이 처음이 아닌데, 이번엔 어떤 체험을 했는지.

▶(여명)점심도 안 주고 인터뷰 하는 거는 처음이다. 이거 끝나면 또 인터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못 먹을 듯 하다. (장쯔이)나두 그럴 것 같아서 티 백을 엄청 많이 가지고 왔다.

(여명)사실 다른 나라에 온다는 느낌이 안 든다. 친숙하다.

(장쯔이)근데 여기 공항 도착하자 마자 마중나온 분이 지금 한국 돈이 많이 싸졌으니까 쇼핑 많이 하라고 했다. 근데 시간이 없다.

(여명)홍콩가도 마찬가지다. 홍콩 가도 중국 돈 보다 홍콩 돈이 싸니까 홍콩에서 쇼핑을 하라는데, 시간이 없다.

▶(여명에게)동안 비결이 뭔가.

(장쯔이)그러게, 밤마다 팩을 하는 것 같다.

(여명)한번도 내가 어려보인다고 생각해본적 없다. 남자는 어느 순간 팍 늙는 거 같다. 그 시기가 언젠간 올텐데 아직 안 온 모양이다. 여자들은 서서히 늙으니까 변화를 잘 못느끼는 것 같다. 다음에 보면 날 몰라볼 지도 모른다.

(장쯔이)비결이라면 항상 명랑한 마음, 항상 긍정적인 생각이 가장 좋은 비결이다. 그리고 사랑이 있으면 젊어진다. 동성간이든 이성간의 사랑이든 상관없다.

<권영한 기자 champano@sportschosun.com>

☞ 장쯔이, "장국영 죽던 날 펑펑 울어" ☞ 첸카이거 "장동건-장국영 닮은꼴 배우" ☞ [화보] 장쯔이-여명-챈카이거 감독 핸드프린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