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직업… 형제대국 벌어져도 양보는 없어"

이홍렬 바둑전문 기자

입력 : 2009.03.31 03:06 | 수정 : 2009.03.31 07:17

국내 5번째 '형제기사' 안형준 초단·안성준 초단

“이 장면에서 내가 여기다 두었거든.”형 안형준(왼쪽)이 이날 둔 자신의 바둑을 복 기하자 동생 성준이“멋진 수”라며 감탄하고 있다. 이들 형제는 지난해 6개월 차이로 입단했다./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그야말로 '난형난제'다. 형 안형준(20) 초단은 금년 11승 2패로 이세돌 등과 함께 다승 공동 1위를 달리며 물가정보배 본선에 올라탔다. 동생 안성준(18) 초단도 뒤질세라 바둑왕전 본선, 새내기최강전 준우승 등을 이루며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조상연·조치훈, 이상훈·이세돌 등에 이은 역대 다섯 번째 형제기사 커플. 이들 형제를 펄펄 날게 만들어주는 힘의 정체는 무엇일까.

◆새내기최강전서의 복수극 전말

(동생)형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이겨 올라가도 준결승서 형을 만날 테니 우승은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형)첫 판서 김세동에게 져 탈락한 뒤 성준이가 "형 복수해 줄게"해서 솔직히 속으로 기대했다. (동생)형을 이긴 상대여서 더 열심히 두었다. 결승에 올라갈 때 형에게 자랑스러웠다.

◆어린 시절 골목싸움서도 합동작전?

(형)성준이가 맞고 들어올 경우 쫓아나가 편들어줄 생각은 항상 갖고 있었다. (동생)어릴 때 내 체구가 워낙 작아 아무도 나를 때리려 하지 않았다. 그래도 형과 함께 있으면 어디서건 든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