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만 마셔도 두드러기가 나요. 술에 알레르기가 있어요"라며 술 잔을 사양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이들은 술 한 잔은 물론 술을 넣고 조리한 음식만 먹어도 쇼크를 받거나 쓰러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술 알레르기는 없다. 대부분의 술에는 미량의 첨가물이나 단백질이 들어 있어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는 있다. 그렇지만 '술 알레르기'라고 주장하는 증상의 주된 원인은 알코올 분해 효소(ADH·ALDH)가 제기능을 못하기 때문.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술 한 잔을 마신 뒤 쓰러지는 사람들은 알코올 분해 효소가 있긴 하지만, 활성도가 다른 사람의 10%밖에 되지 않는다. 이들에게 술 한 잔은 10잔과 같다"라고 말했다.
한강성심병원 정신과 최인근 교수는 "술이 약한 게 아니라, 한 잔만 마셔도 어지럽고 땀이 나며 쓰러질 것 같은 사람들은 유전 때문이다. 술이나 술이 들어간 음식을 피하는 것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술을 너무 못 마시는 이유가 효소 때문인지 알고 싶으면 대학병원을 찾아 의사 처방을 받은뒤 전문업체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으면 된다. 비용은 30만~40만원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