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복잡한 흥정

〈제2보〉(17~32)=1국 때와 달리 아침부터 쾌청한 날씨. 하지만 이틀 만에 보는 이세돌의 푸석푸석한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1국 이후 그는 줄곧 방에서만 머물고 밖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기원 직원이 "아침식사도 걸렀다"고 귀띔한다. 반면 구리는 동행한 어머니와 함께 빵과 우유로 아침을 챙겨먹었다.

17로 끊고 18을 기다려 19로 모는 게 요령. 대신 20은 백의 권리로 22까지 우변을 챙긴다. 백 '가'의 축이 있으므로 흑도 23으로 때려내는 데까지가 최신 정석의 완결판. 여기서 백은 갈림길을 맞는다. 참고1도 1로 상변에 터를 잡고 7까지 밀어가는 것도 매우 훌륭한 작전이다.

24는 구리가 미리 연구해둔 신수(新手). 참고2도 흑 1이면 7까지 활용 후 8을 차지하겠다는 심산이다. 이세돌이 25로 참자 26과 27은 맞보기가 됐다. 뒤이은 28이 논란을 불렀다. 31자리 선점이 무엇보다 시급했다는 것. 이세돌은 국후 "백이 31에 두면 '나'로 한 칸 뛰려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더욱 그 교환 후 백28로 가야 했다. 31로 향하는 이세돌의 표정이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