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Ⅱ] 양주 장흥에 '천경자 미술관' 세운다

'천경자 미술관'이 경기도 양주시 장흥계곡에 생긴다. 양주시는 화가 천경자(85)씨의 작품 1200여점을 작가에게서 직접 기증받아 내년 5월 개관을 목표로 미술관을 짓는다고 밝혔다.

장흥면 석현리 385-16번지 일대(6506㎡)에 들어서는 이 미술관은 연면적 2838㎡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전시실과 수장고, 카페테리아, 사무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양주시는 "전체 사업비 97억원 가운데 51억원을 확보하고 경기도에 설계심사를 요청했다"며 "심사가 끝나면 업체를 선정해 이달 말부터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07년 3월 당시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천씨를 대신해 장녀 이혜선씨가 양주시와 작품 기증에 관한 계약을 맺었다. 기증작품은 천씨의 1980년대 작품인 '캣츠' '폭풍의 언덕'을 비롯한 채색화 12점과 드로잉 1100여점 및 미완성 작품 50여점, 대형채색병풍 등 1200여점이다. 또 천씨가 쓰던 화구, 옷, 가구, 책 등 개인소장품도 기증받기로 했다.

천씨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주로 뱀, 꽃과 여인, 야생의 자연과 이국 풍물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했으며 대표작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길례언니' 등을 남겼다.

지난 2006년 미술전문지 '아트 프라이스'가 한국미술품시가감정위원회와 함께 두 달간 아트페어장과 화랑, 미술관 등에서 일반인과 미술계 인사 188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생존 미술가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한국작가'로 뽑혔다.

1998년 9월 초 미국 뉴욕으로 이주, 2003년 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외부와 단절한 채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