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비색(翡色)' 강진 청자, 유럽을 만난다

◆유럽 10개국 순회전시.

'천년 비색의 신비'를 간직한 강진 청자가 세계를 무대로 높이 날아오른다.

유럽 순회전은 하멜의 고향이자 강진의 자매도시인 네덜란드 호르큼시를 시작으로, 이탈리아(로마), 프랑스(파리·리모주), 독일(베를린), 포르투갈(리스본), 영국(런던), 체코(프라하), 노르웨이(오슬로), 스웨덴(스톡홀름), 덴마크(오르후스) 등에서 오는 10월 19일까지(전시기간 98일) 이어진다.

청자박물관 소속 도공 17명은 작년 말부터 옛 방식대로 명품 청자를 구워, 국보급 청자 재현품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청자칠보투각향로(국보 95호) 등 200여점을 유럽 현지로 보냈다. 이번 유럽 투어는 2006년 4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UNESCO) 본부와 리모주시(市) 전시, 2007년 일본 6개 도시 순회전, 작년 미국 6개 도시 순회전에 이은 것이다.

◆국내서도 인기 '상한가'

국내에서도 강진 청자 위상과 인기는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높아졌다. 청자박물관 관요와 민간요 등에서 만든 청자 판매금액은 2004년 14억원에서, 2006년 25억원, 2008년 42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9월부터 청자박물관에서 매주 열리는 강진 청자 토요경매에는 매주 50~60여명의 관람객과 구매자들이 참여, 65%의 낙찰률을 기록하는 등 명물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경매를 진행하는 이영순(40)씨는 "그동안 502점이 경매에 부쳐져 325점(8500만원 상당)이 판매됐다"고 말했다.

강진은 9세기부터 14세기까지 500여년 동안 고려왕실에 청자를 납품했던 고려청자의 본고장. 대구면 일대 청자 가마터 188기는 1963년 국가사적 제68호로 지정됐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청자의 80% 이상이 강진산으로 알려져 있다.

강진군이 600여년간 역사 속에 묻혀 있던 고려청자 재현사업에 나선 것은 1977년. 30여년이 지난 지금 국내 유일의 관요(官窯)인 '강진청자사업소'는 고려청자를 거의 원형에 가깝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진군은 여세를 몰아 '강진 청자 명품화'에 나섰다. 대구면 사당·수동리 청자 도요지 30만㎡를 연내에 '고려청자특구'로 지정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 중이다.

단국대 도예연구소와 공동으로 청자 기술개발과 세계적 명품화를 위한 공동연구사업도 진행한다. 여기에는 5년간 68억원이 투입된다. 2010년 강진청자엑스포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황주홍(黃柱洪) 군수는 "강진을 명품 청자 연구개발·전시·체험·판매시설 등을 갖춘 세계적 청자 메카로 가꿀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