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소년·환갑 앞둔 전설, 한 판 붙는다

19세 소년과 환갑을 눈앞에 둔 노병이 세계대회 4강을 다투게 됐다. 56세의 조훈현(랭킹 22위)은 2일 전 국수 윤준상(22·6위) 七단과 엎치락뒤치락 난전 끝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이튿날엔 프로생활 만 1년째인 새내기 한웅규(19) 초단이 랭킹 2위 강동윤을 흑 불계로 꺾어 이변을 이어갔다. 한웅규는 규정 대국수(30국) 미달로 아직 랭킹권 밖에 머물러 있다.

'깜짝 쇼'를 연출한 두 기사는 제1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8강전(23~26일)서 맞격돌한다. 한웅규는 "가장 존경해온 선배와 만나게 돼 큰 영광"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조훈현 역시 "목표는 초과 달성했다"면서도 내심 우승까지 겨냥하는 눈치. 자신이 보유 중인 최고령 세계 제패(2003년 1월 제7회 삼성화재배·49세 10개월) 기록을 스스로 깰 경우 세계바둑사(史)엔 56세 2개월짜리 챔피언 이름이 새로 등재된다.

이 밖에 우승 후보 이세돌은 원성진을, 조한승은 유일하게 남았던 일본기사 이야마(井山裕太)를 각각 제치고 8강 고지에 합류했다. 이로써 대회 패권은 조한승-황이중(黃奕中), 이세돌-박영훈, 구리(古力)-박문요(朴文堯·퍄오원야오), 조훈현-한웅규의 준준결승 국면으로 넘어가게 됐다. 한국 5, 중국 3명으로 좁혀진 이 대회 우승상금은 3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