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백자·송시열 글씨… 조선후기 명품 전시장

흰색 자기 위에 새겨진 봉황 한 마리가 당장에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듯하다. 활짝 편 날개와 요동치는 꼬리에서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18세기 후반의 청화백자 중에서도 단연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백자청화운봉문호(白瓷靑華雲鳳紋壺)〉다. 곧은 목 부분 아래 어깨부터 풍만한 곡선을 이루는 몸체에는 구름과 봉황, 활짝 핀 모란이 유려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에서 26일까지 열리고 있는 《아라재 소장명품전 보묵(寶墨)전》에서 이 도자기를 볼 수 있다. 조선 서화 컬렉션으로 유명한 아라재(亞羅齋) 김명성씨의 소장품 가운데 조선 후기 명품 서화와 도자기 등 270여점을 망라한 전시다.

〈백자청화운봉문호〉 등 도자기 70여점, 안평대군 이용의 글씨인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 석봉 한호의 〈석봉서첩(石峯書帖) 천·지·인〉 등이 출품됐다. 우암 송시열의 글씨 〈刻苦(각고)〉는 송시열의 정신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대형 작품이다. 〈달마도〉로 유명한 연담 김명국의 〈송하신선도(松下神仙圖)〉, 단원 김홍도의 〈여동빈도(呂洞賓圖)〉, 나비 그림으로 알려진 일호 남계우의 〈화접도(花蝶圖)〉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063-222-00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