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프로가 된 새내기들에게 꿈을 물으면 예외 없이 "바둑리그에 출전하는 것"이란 대답이 돌아온다. 무엇 때문일까. 최정상 42명에게만 입장이 허용되는 국내 최고의 무대이기 때문이고, 1년 가까운 축제 동안 '소속감'을 갖고 싶기 때문이다. 탈락한 기사들이 "올해 농사 끝났다"고 푸념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곡절 끝에 7개 팀으로 출발하게 된 2009한국바둑리그에 프로생활 1년 미만의 '생짜 신인'들이 대거 등장하게 됐다. 지난주 한국기원서 열린 '사전지명식'에서 자율지명 1번 순위를 뽑은 한게임 팀은 주저 없이 한웅규를 호명했다. 현재 비씨카드배 8강까지 진격 중인 19세 소년이다. 차민수 한게임 감독은 "미리 눈독을 들였던 기사"라며 대만족을 표시했다.
또 최근 맹활약 중인 형제기사 안형준·성준은 각각 신안태평천일염, 하이트진로의 부름을 받아 소원을 풀었다. 바둑리그 사상 첫 가족상잔(?)이 불가피해진 셈. 셋 모두 규정대국(30국) 미달로 아직 랭킹 200위에도 못 든 초단들이다. 올해 바둑리그는 예선전(24~29일)과 선발식(5월 6일)을 거쳐 5월 21일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