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상식적 선택(選擇)

〈제2보〉(17~28)=유신환(21), 정찬호(23) 모두 한국기원 연구생 1조까지 올랐던 강호. 만 18세까지 입단 못하면 퇴출되는 정년(?) 규정에 희생됐다. 하지만 세상에 나온 뒤 두 사람의 각종 대회 성적은 눈부시다. 정찬호는 지난해 미추홀배와 아마국수전을 제패했고, 정찬호는 올해 제1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당당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무늬만 아마추어'인 프로급 실력자들인 셈.

이런 형태에선 언젠가부터 17이 유일한 수처럼 놓이기 시작했다. 백 20은 좀 성급했다는 중론. 27까지 되고 보니 흑 쪽이 훨씬 만족스럽다. 따라서 20으론 참고1도 1, 3으로 발 빠르게 두는 게 좋았다(1이 놓인 뒤엔 A의 노림이 강력해진다). 24로는 25에 빠져 수상전을 겨뤄보고 싶지만 참고2도 10의 급소를 당해 백이 안 된다.

LG배 통합예선 이후 본선의 제한시간은 1인당 3시간. 반면 아마예선은 고작 20분이다. 깊은 수 읽기로 버틸 여유가 없다 보니 대형 접전이나 파격적 시도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백의 손길이 28이란 '상식적'인 큰 자리로 향한 것도 당연하다. 흑도 여기서 선택할 자리는 별로 많아 보이지 않는다. 당신이라면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