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ing] 춘천 계관산~북배산 임도

가평과 춘천의 경계를 달리는 계관산~북배산 줄기는 동쪽 자락에 특별한 임도를 품었다. 수도권에서는 1시간대 초반에 도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임도 중 하나로 꼽는 이곳은 일명 당림리 임도로도 불린다. 예전부터 동호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나 몇 년 전부터는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강촌챌린저 MTB대회 코스 그늘에 가려 찾는 사람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강촌대회 코스와 굳이 비교하자면 아기자기한 조망과 다른 임도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구경거리로 인해 라이딩 묘미는 강촌 그 이상이다. 길이는 원점회귀를 기준으로 41km이다.

시작은 춘천 서면 당림리 춘천예현병원 앞이다.(1) 코스 시작부터 오른쪽으로 성긴 소나무 숲이 심상치 않은 내공을 뿜어낸다. 코스 중간에 자리한 국립채종원(우량종 나무를 키워 공급하는 곳)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산 전체의 조림 상태가 매우 뛰어나다. 이는 곧 라이딩의 즐거움으로 이어지고 시시때때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임도의 시작은 완만한 경사로 진행된다. 길을 떠난 지 얼마 안 돼서 만나는 차량차단기(2)를 넘어 굼실굼실 오르다 보면 1.5km 앞에서 Y자 갈림길(3)이 나온다.

이 갈림길은 코스를 모두 돌아본 후 덕두원리 마을을 통과해 다시 원점회귀할 때 거쳐 가야 하는 곳이므로 기억해두자. 왼쪽으로 길을 잡아 임도를 달리면 거의 평지와 같이 달리기 좋은 트레일이 8km에 걸쳐 제공된다. 앞서 말했듯 산 전체가 거대한 조림지처럼 느껴질 정도로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기분 좋은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피톤치드 마구 뿜어내는 채종원 임도

다시 약간의 오르막이 시작되고 얼마 안 가 국립채종원이 시작되는 곳(4)에 다시 차량차단막과 안내문, 그리고 산불감시탑이 서 있는 공터가 있다. 이후로 가는 국립채종원 지역 내에서는 임도 밖으로 나가지 말고 눈으로만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길 바란다. 이 공터에서 내려다보는 주변 경치도 빼놓을 수 없으니 일단 쉬면서 찬찬히 주변을 둘러본 후 출발하자. 또 앞으로 남은 길은 물기를 많이 머금는 토질이 많다. 따라서 비온 후에는 시간을 충분히 두고 가는 것이 좋다. 만약 땅이 마르기 전에 이곳을 찾는다면 진흙구덩이를 뚫고 나갈 체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겨우내 언 땅이 녹는 시기에 현장을 찾았던 취재팀도 질척거리는 낮은 경사 언덕을 겨우겨우 페달링으로 돌파할 수 있었다. 또 진흙구간이 많은 탓에 소요시간이 예상보다 1시간 이상 늦어지면서 ‘영양 보급’에 차질이 생겨 큰 곤란을 겪기도 했다. 인적이 드문 임도를 갈 때는 먹거리를 필요량의 1.5배 정도 챙기고, 여벌 방풍 재킷까지 넣어두는 것이 유사시 대처하기에 좋다.

국립채종원 길은 일명 고도트미 혹은 고드트미길이라는 예쁜 예명으로도 불린다. 이 명칭은 지역 마을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고, 돌이 많은 지형이라는 뜻에 연유한다는 설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산악자전거는 물론이고 등산, 걷기 동호인들에게도 이곳은 이국적인 풍치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음알음 알려져 있다. 단, 국립채종원은 산림자원 육성을 위해 엄격하게 보호되는 곳이므로 임도 밖으로 나가지 말고 눈으로만 감상해야 한다.

고드트미길의 시작은 잣나무가 연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잘생긴 우량품종 소나무인 줄 알았으나 그 모양이 조금 달라 자세히 보니 홍송(紅松)이라고도 불리는 잣나무였다. 잣나무는 일반적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군락을 이루지만 이곳은 해발 500m 내외의 양지바른 곳에 서식지를 만들어 우량품종을 조림하고 있었다. 최근 개량된 잣나무의 경우 기존 잣나무와 달리 키가 무척 작아 잣을 수확하기가 매우 용이한데 이곳에서 바로 그 잣나무를 볼 수 있다. 이 개량 잣나무는 위로 솟는 줄기를 잘라 옆으로 뻗는 가지를 기르는 관리법을 이용한다. 그래서 여기저기 사람 손길이 간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잣나무 피톤치드는 다른 나무들보다 살균력이 강해 아토피 등에 큰 효과를 낸다. 그래서 집을 지으려면 잣나무 밑에 지으라는 말도 있다. 실제 잣나무로 지은 집에는 몇 년간 해충이 들지 못한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잣나무 길을 가다보면 좌우로 갈라지는 길들이 간혹 나오지만 모두 무시하고 직진하듯 큰길을 따라 가길 바란다. 양쪽으로 난 길들은 모두 채종원 관리용으로 닦아놓은 것이므로 진입해선 안 된다.

잣나무 숲길을 지나 만나는 숲길은 낙엽송이 자리한다. 30여 년간 가꿔온 낙엽송 군락은 한눈에 봐도 곧게 뻗는 가지들이 예사롭지 않다. 당당하게 자리 잡은 낙엽송 군락을 훑어보며 잠시 다운힐하면 정면으로 작은 막사 하나가 있는 T자 삼거리(5)가 나온다. 왼쪽으로 돌아 약 10km 정도 라이딩한 후 다시 돌아올 곳이므로 마음으로 점을 하나 박아두고 왼쪽으로 가자.

산 전체가 잘 조림된 인공정원 같은 곳

얼마 못 가 이번에는 이국적인 풍치가 돋보이는 전나무가 도열한 길을 달린다. 왼쪽 언덕 위로는 은사시나무로 보이는 빼빼로 나무 군락이 자기를 봐 달라는 듯 무리 지어 서 있다. 카메라가 있다면 사진 한 장 찍지 않을 수 없는 이 아찔한 풍광을 뒤로 하고 페달링을 계속 하면 얼마 안 가 다시 채종원이 끝나는 삼거리(6)를 만난다. 잘 보면 중간에 ‘독가동국유임도 9km’라고 쓰여 있던 나무 기둥 이정표가 부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쪽으로 돌든 한 바퀴 돌아와야 하는 길이지만 왼쪽으로 시작해 시계방향으로 일단 안내한다.

이 길은 본 코스 초반에 보았던 것처럼 잘 조림된 숲 사이로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길 오른쪽으로 붙어 달리며 길 아래를 굽어보면 마치 굵은 바늘이 땅 여기저기에서 솟아 난 듯 그 모습이 자못 볼 만하다. 한동안 낮은 경사의 오르막을 오르다 내리막을 타게 된다. 그리고 작은 계곡 위로 나 있는 시멘트 다리를 건너면 부림농원(7) 앞이다.

여기부터 약 300m 구간은 오르막이 심한 편이다. 잔돌들도 많아 페달링으로는 오르기 힘든 곳도 있으니 조금씩 끌기도 하며 오르면 곧 독가동임도가 시작됐던 곳으로 되돌아온다.(8) 다시 700m 정도 채종원 임도를 따라 막사가 있던 삼거리(9)로 돌아와 그대로 직진한다. 그리곤 얼마 후부터 포장도로 급경사 다운힐이 나온다. 커브가 꽤 심하므로 적절히 브레이킹하며 다운힐하면 경사가 낮아지기 시작하는 곳에 차량차단기(10)가 다시 나온다.

이후로는 덕두원리 마을길을 따라 간다. 차단기를 지난 지 400m 정도 가면 덕두원2리 버스정류장(11)이 왼쪽에 있다. 이때부터는 계곡을 따라 난 길을 따라 하류 쪽으로 방향을 튼다. 약 5km 정도 가면 왼쪽으로 도로가 돌아가기 전에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두 개 있다. 이 중 첫 번째 만나는 큰 다리(12)를 건너 마을로 그대로 직진해 큰길을 따라가면 1.5km 앞에서 차량차단기(13)가 나오면서 다시 임도가 시작된다.

임도를 4.4km 정도 달리면 제일 처음 만났던 임도 갈림길(14)을 만난다. 왼쪽으로 다운힐을 내달리면 얼마 안 가 처음 출발했던 당림리 예현병원(15)에 닿는다.

가는 길

경춘가도를 따라 서울에서 춘천 방향으로 간다. 북한강을 건너는 춘성대교를 건넌 후 4.5㎞ 정도 가다 ‘당림리’이정표를 보고 오른쪽으로 빠져 나와 좌회전해 당림리 마을길로 진행한다. 약 2㎞ 정도 가다 갈림길에서 ‘춘천예현병원’ 이정표를 따라 직진, 계속 물길을 따라 1.5㎞ 더 가면 오른쪽 멀리 예현병원이 보인다.

코스설명

01 당림리 예현병원 앞

02 차량차단기 

03 Y자 삼거리 왼쪽으로

04 국립채종원 임도 시작 

05 막사 있는 삼거리. 왼쪽으로

06 독가동 임도 시작. 왼쪽으로

07 부림농원 앞

08 독가동임도 끝. 직진

09 막사 삼거리 직진

10 임도 끝. 차량차단기 있음

11 덕두원2리 버스정류장 계곡 따라 오른쪽으로

12 오른쪽 다리로 우회전 후 계속 직진

13 차량 차단기. 임도 시작

14 삼거리 직진

15 원점회귀 완료

/ 윤문기 황금시간 출판팀장ㆍMTB 동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