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I] 미술관에서 떠나는 '신나는 도시 탐험'
입력 : 2009.04.23 03:06
고양 아람미술관 어울림미술관서 6월 28일까지 개최
퇴근길에 고단한 몸을 이끌고 들어가 유쾌한 에너지를 듬뿍 받고 나올 수 있는 전시가 있다. 더구나 이 전시는 작가들의 그림 말고도 어른이 되면서 스산해진 마음에 어린 시절의 추억과 따스함까지 불어넣어준다. 바로 고양문화재단이 '신나는 도시 탐험'이란 큰 틀을 가지고, 아람누리 아람미술관과 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에서 동시에 개최하는 특별전이다.
◆행복한 상상 프로젝트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는 지난 17일부터 '행복한 상상 프로젝트' 전(展)이 열리고 있다. 국내작가 20여 명의 회화, 설치, 조각 등 작품 100여 점이 선보인다.
커피를 홀짝이는 호랑이, 쥐덫에 걸린 인간을 보며 깔깔대는 쥐, 사무라이로 변신해 살벌한 대결을 벌이는 수박 등 유쾌하고 기발한 작품들이 쏟아져 미술관을 찾는 이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다.
◆행복한 상상 프로젝트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는 지난 17일부터 '행복한 상상 프로젝트' 전(展)이 열리고 있다. 국내작가 20여 명의 회화, 설치, 조각 등 작품 100여 점이 선보인다.
커피를 홀짝이는 호랑이, 쥐덫에 걸린 인간을 보며 깔깔대는 쥐, 사무라이로 변신해 살벌한 대결을 벌이는 수박 등 유쾌하고 기발한 작품들이 쏟아져 미술관을 찾는 이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다.
주최측은 이 전시에 대해 "도시인들이 겪는 가볍지 않은 현실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나 이 문제들을 발랄하게 표현함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은근히 미소 지으며 자기만의 행복한 상상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판화 작가 김소희는 옷 뭉치 속에 파묻힌 사람들을 그린 작품 'Sick of people(2007)'을 통해 "일상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인적이 드문 공간을 꿈꾸지만 생각을 바꿔 우리의 세계를 작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보면 어떨까?"라고 되묻는다. 출근길에 사람들에 치이며 몸을 싣고 가는 만원 전철을 집에 있는 옷장 서랍 속으로 상상한다면 짜증나는 전철 속 상황도 여유 있게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고정관념을 뒤엎는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이원주의 '니들도 당해봐(2007)'는 인간 중심 사고를 탈피, 파리채를 든 파리가 인간들을 쫓아버리는 상황을 재치 있게 그렸다. 여동헌의 '낙원으로의 초대(2007)'는 크기와 비례를 무시한 꽃과 나무, 케이크와 포도들이 노란 회오리 속을 마구 돌며 하늘에서 뚝뚝 떨어진다. 이런 작품들은 골치 아프게 느껴지는 미술사나 미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호기심 많은 자녀를 데리고 가서 보여주며 얘기를 나누기에도 알맞다.
◆신나는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
허허벌판에 일산약국이란 간판이 달린 기와집이 서 있다. 바로 옆 가게는 출입문도 따로 없이 지게와 소쿠리, 빗자루 등을 길가에까지 내놨다. 1977년 2월 6일 본일산 사거리의 모습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07년 2월 6일 본일산 사거리는 고층빌딩과 휴대전화 매장, 자동차 20여대로 꽉 찼다. 고양시의 어제와 오늘이 피사체로 남은 것이다.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에서는 25일부터 '신나는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 전(展)이 열린다. 국내작가 7명이 회화, 영상, 조각, 설치 등 작품 21점을 전시하지만 관람객의 참여를 이끌어내 우리가 사는 공간에 대해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한다는 게 이 전시의 특징이다.
전시의 처음과 끝은 고양시를 주제로 오랜 시간 작업해 온 박용일의 작품이 장식한다.
'풍경 108-8(2009)'에는 철거를 앞두고 사람들이 모두 떠나버린 텅 빈 집들이 힘없이 서 있다. 인부들은 붉은색 스프레이로 집집마다 숫자를 적어놨다. 작가는 쓰레기로 조각날 건물들의 쓸쓸한 모습을 영정사진을 찍듯 한 컷 한 컷 포착했다.
모 아파트 광고를 패러디한 'e-펀한세상'은 아파트 브랜드 간판을 중심으로 종이배가 무수히 정박해 있다. 관람객들은 고양시의 모습을 담은 종이를 직접 종이배로 접어 여백에 끼워 넣는다. 실제 고양시 신시가지에 들어설 아파트 단지의 모델하우스 입구를 꾸몄던 이 작품은 재개발로 인해 원하든 원치 않든 이동해야만 하는 서민의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두 전시는 모두 6월 28일까지 열린다. 입장료는 일반 4000원, 19세 미만 3000원, 20인 이상 단체 2000원이고, 장애인은 50% 할인을 받는다. 아람누리·어울림누리 공동티켓은 일반 6000원, 19세 미만 5000원, 단체 4000원이다.
매주 월요일 휴관, 화~목요일·일요일은 오후 6시까지, 금·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 개관하지만 평일에 미술관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과 학생들을 위해 매주 금요일 오후 9시까지 연장전시를 하기로 했다. 특히 금요일 오후 8시 이후 입장객은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단돈 1000원만 내면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문의 및 예약 www.artgy.or.kr, ☎(031)960-0180
허허벌판에 일산약국이란 간판이 달린 기와집이 서 있다. 바로 옆 가게는 출입문도 따로 없이 지게와 소쿠리, 빗자루 등을 길가에까지 내놨다. 1977년 2월 6일 본일산 사거리의 모습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07년 2월 6일 본일산 사거리는 고층빌딩과 휴대전화 매장, 자동차 20여대로 꽉 찼다. 고양시의 어제와 오늘이 피사체로 남은 것이다.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에서는 25일부터 '신나는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 전(展)이 열린다. 국내작가 7명이 회화, 영상, 조각, 설치 등 작품 21점을 전시하지만 관람객의 참여를 이끌어내 우리가 사는 공간에 대해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한다는 게 이 전시의 특징이다.
전시의 처음과 끝은 고양시를 주제로 오랜 시간 작업해 온 박용일의 작품이 장식한다.
'풍경 108-8(2009)'에는 철거를 앞두고 사람들이 모두 떠나버린 텅 빈 집들이 힘없이 서 있다. 인부들은 붉은색 스프레이로 집집마다 숫자를 적어놨다. 작가는 쓰레기로 조각날 건물들의 쓸쓸한 모습을 영정사진을 찍듯 한 컷 한 컷 포착했다.
모 아파트 광고를 패러디한 'e-펀한세상'은 아파트 브랜드 간판을 중심으로 종이배가 무수히 정박해 있다. 관람객들은 고양시의 모습을 담은 종이를 직접 종이배로 접어 여백에 끼워 넣는다. 실제 고양시 신시가지에 들어설 아파트 단지의 모델하우스 입구를 꾸몄던 이 작품은 재개발로 인해 원하든 원치 않든 이동해야만 하는 서민의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두 전시는 모두 6월 28일까지 열린다. 입장료는 일반 4000원, 19세 미만 3000원, 20인 이상 단체 2000원이고, 장애인은 50% 할인을 받는다. 아람누리·어울림누리 공동티켓은 일반 6000원, 19세 미만 5000원, 단체 4000원이다.
매주 월요일 휴관, 화~목요일·일요일은 오후 6시까지, 금·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 개관하지만 평일에 미술관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과 학생들을 위해 매주 금요일 오후 9시까지 연장전시를 하기로 했다. 특히 금요일 오후 8시 이후 입장객은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단돈 1000원만 내면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문의 및 예약 www.artgy.or.kr, ☎(031)960-0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