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뽑은 최고 예술영화, 다시 보니 감동 두배

'극장에서 꼭 봐야 할 영화'라고 할 때 대형 스크린과 입체 음향이 있어야 실감나는 영화를 보통 떠올린다. 그러나 단순히 '다른 이들과 함께 객석에 앉아서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 이를테면 23일에 재개봉한 '안토니아스 라인'과 30일 재개봉 예정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그렇다.

두 영화는 영화사 백두대간이 최근 네티즌 2만5000여명으로부터 '관객이 선정한 최고의 예술영화'로 추천받은 1, 2위 영화다.

인터넷에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란)의 '내 친구의…'가 1위, 마를린 호리스 감독(네덜란드)의 '안토니아스 라인'이 2위로 꼽혔다. '안토니아스 라인'이 23일(씨네큐브 광화문 등),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30일(아트하우스 모모) 다시 극장에 걸린다. 3위를 차지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일본)의 '원더풀 라이프'는 연말 재개봉 예정.

두 영화는 1996년과 97년 각각 국내 개봉해 예술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관심을 크게 증폭시켰다.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안토니아스 라인'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고향 마을에서 여러 가지 고비를 넘기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여자 삼대에 관한 이야기. 꿈을 꾸듯 기묘한 인물과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영원히 죽는 것은 없어. 언제나 무엇인가 남는단다. 거기서 새로운 것이 탄생해. 인생은 그런 거야"라는 안토니아의 대사는 유명하다.

단편동화 같은 줄거리의 영화 '내 친구의…'는 아이들에게 벌어진 일을 아이의 눈으로 따라감으로써 어른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친구의 집을 찾아 하루 종일 헤매는 꼬마 이야기다. 이란의 전통 창틀 문양이 그림자로 어른거리는 장면과 마지막 공책 갈피 장면은 형용하기 어려운 뭉클함을 안겨준다.